[함안에 오이소]고대문명 꽃 피운 함안 꽃불따라 오이소

여선동 2026. 6. 2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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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은 경남의 중앙에 위치한다.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남고북저(南高北低)의 지형, 낙동강과 남강이 합류하며 이루는 드넓은 평야 지대 덕분에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며 고대 문명을 꽃피웠다.

분지의 작은 하천을 따라 분포하는 고인돌은 청동기시대부터 이 땅에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집주했음을 보여준다. 삼한시대에는 변한을 대표하는 안야국이 세워졌으며, 주변의 크고 작은 나라들을 통합·발전시켜 가야 제국의 맹주 아라가야가 됐다.

아라가야의 왕들은 '말이산'에 600년 흥망성쇠의 역사를 고스란히 묻어놓았다. 금은 장식의 둥근고리큰칼, 완벽한 형태의 말갑옷, 의기(儀器)로 사용된 새모양장식미늘쇠, 수레바퀴모양토기 등 탁월한 유물들은 아라가야가 한반도 남부를 호령한 고대 국가였음을 증명한다. 1500여 년의 세월을 넘어 '철의 왕국'으로 향하는 문이 지금 함안에서 열리고 있다.
 
말이산고분군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해발 60m 안팎의 봉우리들이 2㎞에 걸쳐 이어지는 주 능선 위에 지름 40.2m의 가야 최대 고분을 비롯한 대형 봉분이 줄지어 있다. 아라가야 왕과 귀족들의 무덤인 고분군은 찬란했던 아라가야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말이산은 '머리산'의 소리를 한자로 빌려 표기한 것으로, '우두머리의 산', 즉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을 뜻한다.

현재 봉분 번호가 매겨진 무덤은 37기이지만 봉토 흔적이 잔존하는 것만 100여 기에 이르며, 봉토가 삭평돼 원형을 잃은 것까지 포함하면 1000기 이상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분군에는 널무덤·덧널무덤·구덩식돌덧널무덤·앞트기식돌방무덤 등 기원 전후부터 6세기 전반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의 무덤이 조성됐다. 특히 대형 봉토로 덮인 구덩식돌덧널무덤의 내부(길이 10m, 너비 2m)에서는 5명의 순장 인골이 출토되기도 했다.

대표 유물로는 불꽃무늬토기·수레바퀴모양토기 등 독특한 양식의 토기와 쌍용문 둥근고리큰칼·투구·갑옷·말갑옷·새모양장식미늘쇠 등이 있다. 2019년에는 45호분에서 사슴모양뿔잔·집모양토기·배모양토기 등 4점이 출토됐고,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봉황장식 금동관 1점이 같은 45호분에서 발굴돼 아라가야의 국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서쪽 가지 능선까지 아름다운 경관이 이어지며, 능선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함안박물관에 들러 아라가야 역사를 먼저 익히고 오르면 감동이 배가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야생화와 들풀을 관찰할 수 있으며, 별자리 덮개돌 발견 이후에는 별 관측 행사도 수시로 열린다.
 
악양생태공원


◇악양의 둑방 꽃길과 남강 노을

함안군은 남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에 위치해 전국에서 가장 긴 338㎞의 둑방을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남강변 3.3㎞의 악양둑방길이 꽃양귀비로 붉게 물들어 봄의 절정을 선사한다. 함께 피어나는 보랏빛 수레국화와 안개초가 어우러져 낭만을 더한다. 둔치에는 구절초가 피어 가을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다.

울창한 갯버들 숲과 새벽녘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낭만과 추억을 더하고, 악양루와 악양생태공원에서 바라보는 남강 노을은 또 다른 감동을 안긴다. 악양둑방 인근에는 경비행기 조종훈련장이 있어 조종 체험과 함께 남강변 풍경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짜릿함도 즐길 수 있다.
 
무진정 낙화놀이


◇K-불꽃, 함안 무진정 전통 낙화 불꽃놀이

무진정(舞進亭)은 풍류를 즐기기 위해 언덕 위에 지어진 정자다. 조선 명종 22년(1567) 무진 조삼 선생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세우고 선생의 호를 따 '무진정'이라 했다.

전통 불꽃놀이인 함안 낙화놀이가 한류 콘텐츠로 육성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손잡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낙화놀이는 숯가루로 한지를 꼬아 만든 낙화봉 수천 개를 줄에 매달아 저녁 무렵 불을 붙이고 연못 위로 떨어지는 불꽃을 감상하는 민속놀이다. 불꽃은 2시간가량 이어진다.

조선 선조 때부터 군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부처님 오신 날마다 진행했으나, 일제강점기 민족정기 말살 정책으로 중단됐다. 2008년 경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고, 2023년 8월 낙화봉 제조 방법 특허를 등록했다. 현재는 안전을 위해 사전 예약제를 운영하며, 지난해 6회 실시했다.
 
함안 입곡군립공원 무빙모트


◇입곡군립공원의 단풍과 아라힐링카페

협곡을 이루는 입곡군립공원은 수려한 자연풍광과 기암절벽이 잘 보존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산책로는 최고의 힐링 코스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11월이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로, 경사가 완만한 저수지 둘레길을 걸으며 피크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입곡의 명물 무빙보트(아라힐링카페)를 타면 또 다른 풍경 속에서 가족·연인과 색다른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연꽃테마파크의 아라홍련, 인생 사진 명소

아라가야 왕궁지 앞에 조성된 연꽃테마파크에서는 700년 전 고려시대 연꽃씨에서 복원한 아라홍련과 경복궁 연못에도 식재돼 우리나라 최고의 자생 연꽃임이 입증된 법수홍련 등 50여 종의 연꽃을 볼 수 있다. 개화 시기는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다. 연꽃의 꽃말은 순결과 청순. 단지를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국토교통부 선정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 11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합강정


◇합강정과 반구정의 해돋이 절경

합강정은 조선 후기 문관이자 학자인 간송 조임도 선생이 수학하던 정자다. 낙동강 700리 중 최고의 비경으로 꼽히는 용화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낙동강 수면 위로 해가 떠오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가 긴 역사를 대변한다. 인근에는 1607년 용화산 아래에서 35인의 영남 선비들이 뜻을 모아 지은 모현정도 있다. 함안군은 선비정신과 의병정신을 기리는 장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반구정은 조선 중기 학자 두방 조방이 풍류를 즐기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지은 정자로 일출 명소다. 생육신 중 한 사람인 조려의 현손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홍의장군 곽재우를 따라 창의해 정안진·기강 등을 지키는 전공을 세웠다. 느티나무 고목 아래에서 신·구 남지철교와 5월 유채꽃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일품이다. 멸종위기 야생화인 남방바람꽃이 4월 말~5월 초 이곳에서 자생한다.

여선동기자 sundong@gnnews.co.kr

 
 
 
 
반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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