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AIO “신입 줄이는 대신 AI 감독 직무 줘야”
몸값 비싼 임원들 모셔오고 신규 채용은 줄여
“채용 축소” 응답, 작년 17%→올해 43%로
“10년 뒤엔 AI 관리할 인재 1명도 없을 수도”

‘인공지능 비서 (AI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 조직 전체에 AI를 전파시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는 최고AI책임자(CAIO)가 주목받고 있다. CAIO는 AI에 익숙한 개발자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AI 일잘러’가 되도록 이끄는 역할로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도입하는 직책이다. 이들은 기업들의 AI 도입은 기술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하고 신입 사원 채용을 줄일 게 아니라 그들에게 AI 감독 직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AI연구소 수석과학자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CAIO를 “기술 전문가와 비즈니스 부서 사이를 연결하고 통역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다우지수·S&P500·나스닥100 기업에서 CAIO 21명을 분석한 결과 창업 경험과 ‘구글 딥마인드’ 경력자가 눈에 띄었다. 딥마인드를 설립한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딥마인드에서 알파고 등 핵심 연구를 주도한 캐런 시모니안은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를 공동 창업한 뒤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MS) AI 개발 부문 ‘MS AI’로 함께 이적했다. 마틴 스텀프 다나허코퍼레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CAIO도 구글 브레인 출신이다. 메타는 AI 데이터 인프라 기업 스케일AI 지분 49%를 인수하고 창립자 알렉산더 왕을 첫 CAIO로 영입했다.
창업자와 구글 딥마인드 출신이 우대받는 것은 CAIO들에게 기술 전문성뿐 아니라 현장과의 소통과 사업 적용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코너 그레넌 AI마인드셋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AI 라이선스를 대량 구매한 뒤 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지 의아해한다”면서 “AI 도입은 일하는 사고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에 CAIO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의 회로를 재배선(rewire)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CAIO가 CTO에 비해 외부 영입 비율이 높은 것도 전체 조직원의 기존 방식을 바꾸는 일이 주 업무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의류 기업 룰루레몬이나 금융회사 트루이스트 같은 비(非)테크사 CAIO도 MS에서 장기간 일하거나 아마존 알렉사 개발에 관여한 이력이 있다.
IBM의 첫 CAIO를 지낸 세스 도브린 아리아랩스 CEO는 “IBM에 있을 때 AI 역량이 불균형하게 분산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해결책은 가장 우수한 팀이 이미 알아낸 기술과 노하우를 기업 전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IBM이 40개 기업 CEO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100%)이 CAIO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국내 기업의 65%는 이미 CAIO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조직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처럼 CAIO를 중심으로 임원들의 몸값은 높아지는데 신규 채용은 줄이면서 10년, 20년 후 AI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 풀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만이 올 4월 415명의 글로벌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 CEO 어젠다’ 설문조사에서 1~2년 내 신입 직원의 채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CEO 비중은 지난해 17%에서 올해 43%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그레넌 CEO는 “10년 뒤에는 AI를 감독하고 평가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진 인재가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며 “신입 사원들에게 단순 반복 업무를 없애는 대신 처음부터 AI를 감독하고 조율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직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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