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10분에 한 명씩"…광주서도 ‘로테이션 소개팅’ 인기

차유민 2026. 6. 2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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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효율 중시 MZ세대 수요↑
참가비 내면 여러 명과 대화 가능
목포·무안·나주 등 각지서 참가
신원 검증·짧은 대화 시간 한계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 수요로 '로테이션 소개팅'가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은 로테이션 소개팅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광주로테이션 소개팅 '썸타임' 제공

한 자리에서 여러 사람을 차례로 만나는 '로테이션 소개팅'이 전남광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 MZ세대가 비용 부담은 낮추고 만남의 폭은 넓힐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주말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께 광주 동구의 한 카페. 로테이션 소개팅 시작을 앞두고 청춘남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이름과 나이, 직업, 거주지, 취미 등이 적힌 프로필 카드를 작성한 뒤 자리에 앉았다. 어색한 정적도 잠시, 진행자의 안내와 함께 소개팅이 시작됐다.

8~10분 동안 대화를 나누는 동안 참가자들은 "그러면 광주에서 출퇴근하시는 거예요?", "주말에는 주로 뭐 하세요?", "어떤 취미를 좋아하세요?" 등 상대의 직업과 생활패턴, 연애관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쏟아냈다. 조금씩 대화가 자연스러워질 무렵 스피커에서 '자리 이동하겠습니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남성 참가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옆 테이블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와 짧게 인사를 나눈 뒤 다시 새로운 참가자와 마주 앉았다. 자기소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두 시간여 동안 행사에 참여한 모든 이성과 한 차례씩 대화를 나눴다. 이후 호감이 가는 상대를 선택하면 서로 선택한 경우에만 연락처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직접 현장을 지켜보니 로테이션 소개팅의 강점은 분명했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사람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참가비는 통상 3만~6만원 수준. 결혼정보회사 가입비에 비하면 부담이 적고,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처럼 프로필만 보고 상대를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행사에는 광주뿐 아니라 목포, 무안, 나주 등 전남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였다.

목포에서 왔다는 공무원 김모(31)씨는 "취업 후 회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지인 소개는 부담스럽고 직장 내 만남도 조심스러워 직접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안에서 온 20대 후반 여성 참가자는 "소개를 받을 만한 환경이 많지 않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각자 호감이 가는 상대를 선택한 뒤 하나둘 카페를 빠져나갔다. 누군가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며 휴대전화를 확인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색다른 경험에 만족한 채 일상으로 돌아갔다.

10분마다 상대가 바뀌는 짧은 만남. 그 안에는 연애 상대를 찾으려는 마음만큼이나 좁아진 인간관계 속에서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지역 청년들의 현실이 담겨 있었다.

로테이션 소개팅을 둘러싼 명암은 뚜렷하다.

지역 청년들은 수도권보다 만남의 기회가 적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하면 직장 외에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창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테이션 소개팅은 단순한 연애 프로그램을 넘어 청년들의 새로운 교류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층의 관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변화한 인간관계 구조도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와 직장, 동호회, 지인 소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자나 연인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1인 가구 증가와 지역 공동체 약화로 만남의 접점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나주에서 온 20대 한 여성 참가자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지만 10분 정도의 대화만으로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참가자 검증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다. 대부분 업체가 신분증과 재직증명서 등을 통해 기본적인 확인 절차를 진행하지만 제출 서류의 진위를 완벽하게 검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다른 한 여성 참가자는 "같은 사람이 여러 번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며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사람과 단순 경험을 원하는 사람이 섞여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차유민 수습기자 cmy22@namdonews.com
 
지난 20일 광주 한 카페에서 로테이션 소개팅이 진행됐다. 남녀가 10분간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바꾸는 방식으로 단체 소개팅이 이뤄졌다./ 차유민 수습기자 cmy22@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