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눠주기’ 안 돼···통합특별시, 실익 큰 공공기관 집중하라
④ 공공기관 이전, 양보단 질
정부 '우선권' 발언에도 마냥 장밋빛 기대 어려워
핵심 기관 적은 데다 겹쳐…'지자체 경쟁' 치열해
"기관, 오고 싶도록 재투자·정주여건 개선해야"

7월 1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행정통합 인센티브로 공공기관 우선권을 공언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전망 때문이다. 전국 각 지자체가 형평성을 들어 반발하고 있는데다, 정부 부처의 관성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면서다. 전문가들은 물량 위주의 양적 접근 대신, 지역의 특화 산업과의 시너지가 크고, 산업 대전환을 가져올 확실한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한다.
2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밑그림을 오는 9월께 공개한다. 이후 연내 로드맵을 확정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곧바로 이전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대상 기관은 350여 개 안팎이다. 1차 이전에서는 ‘형평성’을 기본 원칙으로, 전국 각 권역에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했던 것과 달리 이번 이전에서는 산업 연계가 주원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우선권’이 얼마나 작용되는 지 여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먼저 통합한 지역은 법률상 우선하도록 돼 있는 만큼 아무래도 먼저 하는 데가 혜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유일하게 행정통합을 이뤄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우선순위를 재확인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김민석 국무총리는 “공공기관 이전 등에 있어 통합특별시를 적극 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인 이전 기관 등은 지역 선호와 산업 여건 등을 고려해 추후 논의하겠다고 했다.

1차 때와 달리 2차 이전에서는 산업 파급이 큰 핵심 공공기관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치열한 경쟁을 가속화한다.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한국마사회, 한국공항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 기관들은 규모는 크지만, 부산과 전주 등 금융특화 도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양보다는 지역에서 시너지를 확실히 높여줄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민원(광주대 명예교수) 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공공기관 이전에 있어 지역 간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타 지자체의 형평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기준과 원칙을 확실히 세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많이 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역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줄 수 있는 기관이 와야 한다”며 “세금은 내지만 파급력이 적은 공공기관을 많이 데려오는 것보다,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확실한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우선권 보장 약속과 별개로, 공공기관들이 스스로 내려오고 싶게 만드는 지자체 차원의 재투자와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혁신도시 설계에 참여한 조진상 동신대 명예교수는 “나주혁신도시 조성 이후 지자체 지방세 수입 등 예산이 대폭 늘었음에도,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재투자에는 극도로 인색하다”며 “잡은 물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방세 수입의 일부를 공공기관 직원들과 상생 기금으로 환원해 교통·문화 등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2차 이전 기관들의 노조 반발을 줄이고 유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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