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硏, SiC 전력반도체 ‘킬러 결함’ 정체 찾았다
![KERI가 SiC 전력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거대 사다리꼴 결함의 복잡한 내부 구조와 원자 단위에서 진화 과정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한국전기연구원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1/ned/20260621173920984hjjn.png)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최근 고전압/고품질 SiC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소자를 양산하려 해도, 에피택시 성장 중 발생하는 킬러 결함들로 인해 수율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1000 µm 이상의 사다리꼴 결함은 칩을 완전히 파괴하는 치명적인 결함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정확히 어떻게 생성되고 확장되는지 그 근본 원리가 학계의 오랜 난제로 남아 있었다.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 나문경 박사팀은 충남대학교 홍순구 교수팀, 분석 전문기업 호리바에스텍코리아와 공동 연구를 통해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불량인 ‘킬러 결함’의 내부 구조와 발생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SiC 전력반도체는 규소(Si)와 탄소(C)가 1:1로 결합한 화합물반도체다. 기존 단일 실리콘 전력반도체 대비 10배의 전압과 3배의 고온 환경을 견디며 전력 변환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판 위에 탄소와 실리콘 원자를 한 층씩 정교하게 쌓아 올리는 ‘에피택시(Epitaxy)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이는 얇은 실을 촘촘히 엮어 옷감을 짜는 과정과 유사해 원자 배열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치명적인 불량인 ‘킬러 결함(적층 결함)’이 발생해 반도체 칩 전체의 수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 결함은 그 크기와 모양만 다를 뿐 기존의 결함과 같은 본질적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가 SiC 전문 국제 학술대회인 ICSCRM 2025에 소개됐다.[한국전기연구원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1/ned/20260621173921248kzdy.jpg)
공동 연구팀은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다리꼴 결함 내부에 관찰된 특이한 줄들에 주목했고, 결함의 실체적 구조를 밝히기 위해 광 발광 매핑, 스펙트럼 분석, 원자 레벨 해석,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 등 총 8가지에 달하는 다각적 해석 기법을 융합해 연구를 시도했다. 이를 위해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의 고분해능 주사투과전자현미경(HR-STEM)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누리온 슈퍼컴퓨터, 포항방사광가속기의 싱크로트론 장비 등 국가 최첨단 인프라를 총동원하여 1년 이상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사다리꼴 결함 내부에 사실은 최대 32층으로 구성된 다수의 결함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나아가 반도체가 제조되는 과정 중에도 결함이 에피층(반도체 물질을 층층이 쌓은 얇은 막)으로 전파되며, 더 나아가 스스로 형태를 바꾸고 확장된다는 점도 새롭게 확인했다. 이번 결과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무결점 웨이퍼 양산 수율 확보에 직접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연구계 및 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나문경 박사는 “그동안 전력반도체 성능을 저하시켰던 거대 사다리꼴 결함의 복잡한 내부 구조와 진화 과정을 원자 단위에서 세계 최초로 밝혀낸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SiC 소재 자립화를 넘어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술 패권을 선도하는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의 최전선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심층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악타 머티리얼리아(Acta Material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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