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률 120%’ 5평 감방에 11명 빼곡…국내 유일 여성교도소 가보니
정원 620명 청주교도소, 740명 수용
교도관 “하루에도 2, 3번씩 심한 난동”
혹서기 소란 심해…밤에도 화장실불 켜놔
고유정-이은해-명재완-전청조 등 수감
정성호 “교정 과밀화 해소에 전력”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한 수용자가 빗자루를 휘두르며 교도관에게 소리쳤다. 교도관이 “접견이 있으니 얼른 나오라”고 하자 수용자가 “조금 늦는 것도 못 기다려주냐”며 소란을 부리기 시작한 것. 수용자가 욕설하며 난동이 격해지자 기동순찰팀 5명이 출동해 방패와 삼단봉 등으로 수용자를 벽으로 몰아붙여 진압한 뒤 수갑을 채웠다.
이날 벌어진 소동은 수용자의 소란·난동을 가정한 가상의 훈련이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이런 소동이 자주 벌어져 교도관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라고 한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 교도관은 “교도관 머리채를 잡고 쌍욕을 퍼붓는 등 하루에도 2~3번씩 심한 난동이 일어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이날 교도소 체험에 참여한 기자 11명이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16.6㎡(약 5평) 남짓한 혼거실에 직접 누워보니 서로 발이 맞닿을 정도로 공간이 비좁았다. 이곳은 본래 정원 5명이 사용해야 하는 공간이지만 수용할 곳이 부족해지자 현재는 7, 8명이 모여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수용자들은 이곳에서 배식과 식사, 용변까지 모두 해결하고 있다. 7.3㎡(약 2.2평)의 독방도 공간 부족으로 인해 2명이 나누어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모여 생활하다 보니 화장실 사용과 배식량 등 사소한 것이 다툼의 원인이 된다. 특히 여름철 혹서기에 소란과 난동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훈련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방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미지정’ 수용자들도 하루 종일 혼거실에서 붙어있다 보니 갈등이 더욱 빈번하다. 교도소에선 혹시 모를 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밤에도 화장실 불은 소등하지 않는다.

1989년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전담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에는 현재 고유정과 이은해, 펜싱선수 남현희 씨 상대로 사기를 벌인 전청조, 교내에서 초등생을 살해한 교사 명재완 등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여성 범죄자들이 수용돼 있다. 일부는 독거실에 따로 있고, 일부는 혼거실에서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들은 별다른 노동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체험행사에 참석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법질서가 유지되기가 어렵다”며 “가장 큰 문제인 교정 과밀화를 해소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교정 인력과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과밀 수용과 교도관들의 처우 개선 등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교정본부를 외청인 교정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교정청을 통해 교정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수용자들의 전담 치료 시설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청주=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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