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4만명 줄었는데 실업급여도 감소...깨진 '고용 공식' 왜?
실업급여 지급액도 1년 새 780억 감소
비경제활동 인구 늘고 임시직 취업자 줄어
"실업급여 범위 넓히고 구조 개혁해야"

취업자 수 감소에 따라 실업급여 지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와 임시직·초단기 근로자의 실직이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의 질적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국가데이터처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2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명 줄어든 숫자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건 2024년 12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 기간 실업급여 지급액 역시 함께 줄었다. 5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328억 원으로 1년 전 동월 대비 780억 원 감소했다. 취업자가 줄면 실업자가 늘어, 실업급여 지급이 증가하는 고용시장 공식이 깨진 것이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 중 실직으로 인해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4~9개월간) 지급하는 공적 급여다.
취업자와 실업급여 지급액이 동시에 감소한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났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일할 능력이 없거나 능력은 있지만 일을 할 의사가 없는 이들이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598만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6만4,000명 늘었다. 실업급여는 자발적 퇴사자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연령별로 살펴보면 40, 50대는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비경제활동 인구가 되는 사례가 많고 청년층은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유학을 준비하거나 대학원 진학, 공직 시험 등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업급여 지급 대상이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가 실업급여 지급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업급여 구조적 한계도 작용
실업급여의 구조적 사각지대 문제도 있다.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은 임시직 근로자를 예로 들 수 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임시직의 고용보험 미가입률은 63.5%에 달했다. 상용근로자의 미가입률은 6.9%에 불과했다. 또 고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험료를 18개월간 180일 이상 납부해야 한다'는 지급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실직을 해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여기에 속하는 초단기 근로자(1주일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노동자) 등 고용보험 밖에 방치된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면 취업자와 실업급여 지급액이 함께 줄게 된다.
다만 실업급여는 실직한 다음 날부터 12개월 이내에 신청할 수 있는 만큼 취업자 수 감소와 실업급여 증가 사이 시차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억눌렸던 실업급여 신청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한꺼번에 몰리면서 고용보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3조1,325억 원으로 역대 최대액을 기록했고 고용보험 기금도 6,000억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내 재정 부담이 큰 상황이다.
노동계는 고용보험의 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김 소장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제때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선 실업급여 지급 대상 기준을 완화하고 고용보험 가입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보험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업급여 계정에서 함께 빠져나가는 모성보호급여는 별도로 분리하는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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