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문제 유출’ 의대 입학 시험 재실시···모디 정부 신뢰 회복 시험대

시험지 유출 의혹으로 무효화됐던 인도 의과대학 입학시험(NEET-UG)이 21일(현지시간) 다시 치러진다. 인도 당국은 부정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 군·경을 투입하고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차단했다. 청년층의 분노가 커진 가운데 이번 재시험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220만명이 넘는 수험생이 인도 전역 5440개 시험장에서 NEET-UG 재시험을 치른다. 이번 재시험은 지난 5월 실시된 NEET-UG에서 일부 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시험이 무효화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인도 당국은 재시험 준비 단계부터 시험장 운영까지 전례 없는 수준의 보안 조치를 도입했다. 인도 공군이 시험지를 운송하고, 전국 시험장에는 경찰이 배치됐다. 또 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 기반 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시험장에 있는 138만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사이버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인도 정부는 22일까지 전국에서 텔레그램 접속을 차단하고, 30일까지는 텔레그램 내 게시물 수정 기능을 비활성화하기로 했다. 시험 이전에 작성한 게시글의 날짜는 유지한 채 내용만 수정해 마치 문제지가 사전에 유출된 것처럼 조작하는 행위를 막으려는 조치다.
지난달 발생한 NEET-UG 무효 사태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행정부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일부 문항이 약 40만원대 가격에 SNS를 통해 사전 거래된 정황이 드러났고, 한 주(州) 당국 조사에서는 텔레그램을 통한 부정행위 관련 거래 규모가 약 16만달러(약 2억5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문제 유출에 관여한 화학 강사 등 10여명을 체포했다.
이번 사태는 오랜 실업난을 겪고 있는 인도 청년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청년 실업률이 15% 수준인 인도에서는 NEET-UG 등 공개 경쟁시험이 공립대 진학과 안정적 일자리 확보를 위한 핵심 통로로 여겨진다. 기성 정치권에 반발하는 청년들이 결성한 가상 정당 ‘바퀴벌레국민당’은 다르멘드라 프라드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NEET-UG 비리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시험에서는 통상 2~3명 수준인 만점자가 이례적으로 60명 이상 나오면서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해 시험지 보관함이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2017년에는 시험지 탈취를 노린 조직이 시험지 운반 차량을 습격하기도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212047005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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