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참여 눈에 띄게 줄어든 ‘개표소 봉쇄 시위’···김민석 방문엔 “서부지법 잊지 말자” 대응 자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가 17일째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경찰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강요, 폭행, 업무방해 등 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는 등 위법 시위 논란이 불거진데다 2030 청년층이 별도 집회를 여는 등 시위가 분화된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현장 인근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시민 토론회에 참석해 청년층 여론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오전 기준 봉쇄 시위 참가자 수는 1000여명 수준이었다. 최대 2~3만명이 운집했던 지난 6~7일, 1만명 가량 모였던 지난 13~14일과 비교할 때 참자가 수가 크게 줄었다. 시위 참가자 중 2030으로 추정되는 참가자는 10명 중 1~2명 수준이었다.
대부분 중장년층인 참가자들은 올림픽공원 개표소(핸드볼경기장)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 구호를 외쳤다.
2030이 시위 현장에서 이탈하면서 시위대 규모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위 초기 결집한 2030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중장년층과 거리를 두면서 현장에서는 참가자간 언쟁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재선거’ 구호만 외치자거나, 대한체육회 관계자 출입을 허용하자는 주장을 펴면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라고 공격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봉쇄 장기화로 체육단체 피해가 계속 커지자 정부·경찰은 재차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 남은 강경파 사이에서 현장 출입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며 경찰의 진입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대진연 몰이’ 피해자들이 모여 가해자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젊은층이 현장에서 이탈하면서 ‘부정선거’로 구호는 통일됐고, 현장의 논쟁도 사라지면서 극우세력과 단절하려는 흐름도 사실상 단절됐다.
2030 세대는 올림픽공원 밖에서 별도의 ‘재선거’ 시위를 여는 등 분화하고 있다. 극우성향 청년 단체 ‘BOSS 홍대’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재선거 요구 시위를 벌였다. 과거 ‘윤어게인’ 집회 등을 열었던 이들은 ‘재선거’ 구호를 전면에 걸고 홍대 인근서 따로 집회를 열었다.

김 총리는 선관위 개혁에 대한 청년층 여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봉쇄 시위 현장에서 약 500m가량 떨어진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선관위 개혁 시민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선관위 문제는 청년·대학생들이 주도하는 공론화 방식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부가 최대한도로 그것(청년 여론)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공론화해 풀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김 총리가 시위 현장을 찾을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토론회를 마친 그는 현장을 찾지 않고 돌아갔다. 앞서 봉쇄 시위 현장 곳곳에는 김 총리 방문을 앞두고 ‘서부지법을 기억해야 한다’며 충돌을 자제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몇몇 유튜버·시위 참가자가 토론회가 진행 중인 한체대 정문 앞에 모여들었지만 충돌 등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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