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집값 안 잡겠다"더니... 청와대, 보유세 인상 사실상 공식화

이성택 2026. 6.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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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증가로 선호지역 부동산 매수 심리 꿈틀"
"부동산 세제는 최후 수단"→"보유·양도세 조정 "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김용범 정책실장이 12일 로마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지 테이블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마=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중 부동산 세제 정리를 예고한 가운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늘어난 유동성으로 올 연말부터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다. 그간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최후의 수단'으로 두겠다고 신중했던 청와대가 보다 선명하게 연내 보유세 인상 방향으로 '깜빡이'를 켠 셈이다.


"유동성 증가로 선호지역 부동산 매수 심리 다시 꿈틀"

김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산업이 주도하는 증시 활황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보유세 과세 '정상화'가 필요한 이유로 들었다. 그는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며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돌아보면 결국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며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는 최후의 수단"→"보유세·양도세 조정 필요"

보유세 인상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점진적으로 선명해졌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제는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17일 국무회의에서는 "(부동산 세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열어뒀다. 그러다 4월 18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선 "실거주 1주택, 직장 등 이유로 일시적으로 비거주한 실주거용 1주택 등 정당한 보유주택 외에, 투자 투기용 부동산의 보유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면 버틸수록 손실이 되겠지요?"라고 밝히는 등 보유 부담 증대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실장이 '보유세와 양도세'를 콕 집어 연내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초고가, 비거주 1주택의 보유 부담 확대라는 방향은 분명하다"며 "초고가 기준을 얼마로 할지, 비거주 1주택이라도 세부담이 늘지 않는 예외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등이 남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G7 순방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증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감안하면 총선을 2년 앞둔 지금이 부동산 세제를 다룰 적기라는 인식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으로 역풍을 맞았던 문재인 정부 사례를 감안해 증세 전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국무회의 참석 성사? 靑 "참석 대상인데 본인이 안 온 것"

한편 6·3 지방선거 당시 당선되면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 전환을 촉구하겠다고 공언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TV조선에서 "청와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시장은 언제나 참석 명단에 들어가 있는데 오 시장 본인이 지금까지 두 번밖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참석 시 발언권을 줄 것인지에 대해선 "발언 내용이 당일 국무회의 의제에 부합해야 하고, 부동산은 지금까지 국무회의에서도 비공개 전환 이후에 다룰 때가 많았다"며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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