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상 이어 관세 회피 단속 강화하는 미국…무협 “수출 업체, 준법 체계 강화 필요”
원산지 허위·가격 저가 신고 등 엄격 단속
제재 방식도 ‘관세 추징→민사소송’ 강화
“신고사항 점검하고 오류 발견 시 시정”

미국 정부가 관세 회피 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수출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발표한 ‘미국 관세 회피 대응 강화 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의 수입 신고 검증과 관세 회피 단속이 엄격해지면서 위반 기업에 고액의 배상 책임이 부과되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관세 회피 행위로는 원산지 허위 신고, 가격 저가 신고, 품목 오분류, 제3국 환적을 통한 원산지 세탁 등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 같은 관세 회피 행위를 비판하면서 통관 집행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정부의 제재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엔 관세 회피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세관국경보호국(CBP)의 관세 추징이나 벌금 등 행정 제재에 그쳤지만, 최근엔 민사소송 또는 형사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쟁사나 전·현직 임직원 등 기업 내부 사정을 아는 관계자의 제보가 관세 회피 적발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 내부고발자는 미국 허위청구법(FCA)에 따라 정부를 대신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위반 기업엔 정부 손해액의 최대 3배에 달하는 배상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 내부고발자는 정부가 회수하는 배상액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어 신고 유인이 더 커졌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FCA 관세 회피 사건 8건이 합의로 종결됐고 합의금은 수억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A업체는 합의금이 5억4950만달러(8423억835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무역협회는 모든 관세 신고 오류가 민사소송 또는 형사 기소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밝혔다. 오류가 있더라도 기업의 합리적인 주의 의무 이행 여부와 조사 협조 정도가 제재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혐의가 제기되면 성실히 소명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 기업은 품목분류·원산지·과세가격 등 주요 신고사항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오류가 발견되면 즉시 시정하는 등 준법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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