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비 2000만원 아꼈다"...예비부부 광클, 1분 만에 예약마감된 이곳
[편집자주]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연애 1주년을 맞아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는 A씨 부부는 지난 봄 국립공원공단의 숲 결혼식 모집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가족 중심의 소규모 예식을 계획하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A씨는 "자연 속에서 식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주변에서도 부러워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숲 결혼식은 국립공원공단이 청년층의 결혼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다. 선정된 예비부부는 예식 비용 700만원을 지원받고 식대와 답례품 등 일부 선택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이날 식장에 사용된 생화와 사진 촬영도 국립공원공단 북부지역본부가 연계한 업체가 제공해 A씨 부부는 별도 비용을 내지 않았다.
숲 결혼식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덜 되는 데다 이색적이기까지 해 예비부부들 사이 인기가 높다. 올 한해 50쌍만 이곳에서 결혼이 가능한데 예약 신청 시작 1분 만에 마감이 됐다고 한다. 실제 숲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숲 결혼식을 올린 모든 부부들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혼인 건수는 최근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혼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평균 결혼 서비스 비용은 2141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권과 부산의 평균 비용 차이가 2000만원을 넘는 등 지역별 격차도 크다.
문제는 이 금액이 대관료와 식대 등 기본적인 비용만 반영한 수치라는 점이다. 실제 예비부부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크다. 결혼 서비스 가격 표시제(스드메 정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처럼 결혼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숲 결혼식과 같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결혼 지원 서비스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예약 건수는 최근 4년 사이 7.3배 증가했다. 올해 가을 처음 운영되는 국립고궁박물관 야외 결혼식 역시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아 당초 계획보다 12쌍을 추가 선발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위한 공공 결혼 지원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비용 부담이 적은 결혼 서비스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결혼식의 의미와 형식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 대상에 소득 제한을 두지 않아야 낙인 효과를 줄일 수 있다"며 "고령층 중심의 복지 정책을 청년층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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