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관 챙기고 세외수입도 확보···제주 서귀포 ‘의류수거함’ 재탄생[현장]

박미라 기자 2026. 6. 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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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의류 수집·처리, 공공 관리로 전환
수거함 자제 제작 이용료 징수 연 1200만원 수입
재활용센터서 수거 폐의류도 직접 매각
서귀포시가 민간 소유의 낡은 의류 수거함(왼쪽)을 철거하고, 자체 제작한 의료 수거함(오른쪽)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서귀포시 제공

전국 어느 거리에서나 흔히 마주치는 녹슬고 빛바랜 의류 수거함. 도시 미관을 해치는가 하면 일부는 쓰레기 무단투기장이 되는 등 도심 속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주 서귀포에는 2년 전부터 이렇게 낡은 초록색 의류 수거함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오랜지색 상부와 회색 하부로 짜여진 새로운 디자인의 의류 수거함이 놓여있다. 감귤 고장인 서귀포시 정체성을 반영해 감귤과 돌담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불법 스티커 부착 방지 기능 등을 넣어 내구성도 높였다.

서귀포시가 자체 제작해 도입한 ‘서귀포형 의류 수거함’이 도시 미관 개선은 물론 세외수입 확충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1일 현재 서귀포시가 직접 제작·설치해 운영 중인 의류 수거함은 445개다.

시는 지난해 클린하우스(제주 마을마다 설치된 쓰레기·재활용품 수거시설)에 방치돼있던 민간업체 소유 의류 수거함을 전면 철거했다. 그러면서 5개 권역별로 폐의류를 수거할 민간 대행사 5개 업체를 공모·선정했다. 이들 업체는 이용료로 의류 수거함 1개당 2만8000원을 내고 수거함에 모인 의류를 거둬 간다.

서귀포시가 지난해 의류 수거함 이용료로 걷은 세외수입은 860만원(4~12월분)이나 된다. 올해도 연간 이용료 1246만원 징수를 완료했다.

서귀포시가 민간 소유의 낡은 의류 수거함(왼쪽)을 철거하고, 자체 제작한 의료 수거함(오른쪽)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서귀포시 제공

의류 수거함를 세외수입 확충과 연계한 것은 전국 첫 사례다. 민간업체 소유였던 기존 의류 수거함은 도로 점용과 관리 부실로 인한 미관 저해, 통행권 침해, 업체 간 분쟁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제주시에서는 한 장소에 여러 업체가 의류 수거함을 설치해 다투다가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대집행과 같은 행정력 낭비도 있었다.

서귀포시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우선 도심 거리에 난립하던 민간 소유 의류 수거함을 클린하우스에만 설치하도록 했다. 이후 의류 수거함 직접 제작과 설치, 이용료 징수를 통해 폐의류 수거를 공공 관리 체계로 편입시켰다. 현재 서귀포시에는 불법 점용 의류 수거함이 전무하다. 시 관계자는 “단계별로 진행한 데다 민간업체와 꾸준히 협의해 진행한 덕분에 큰 반발 없이 시스템이 안착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또 올해부터 관내 64곳 재활용도움센터(클린하우스보다 규모가 큰 거점 쓰레기·재활용품 수거시설) 내 수거함에서 배출하는 폐의류를 직접 매각해 새로운 세외수입도 확보하고 있다.

최고 단가를 제시한 2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해 폐의류를 매각한 결과, 올해들어 지난 4월까지 1300만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 폐의류 매각만으로도 올해 3000만원 이상의 세외 수입을 거둘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하반기에는 ‘아름다운가게’ 등과 연계해 의류를 기부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시의 폐의류 관리 체계는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2026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자원순환 워크숍’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골칫거리인 의류 수거함의 공공 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재정난 속 숨은 세입원까지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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