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7실점 악몽 씻었다…퀴라소 골키퍼 룸, ‘사자 같은 수비’로 신들린 선방

이번엔 퀴라소 골키퍼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축구 변방 약소국의 골키퍼가 눈부신 선방으로 잇달아 조국에 귀중한 승점을 안겼다.
퀴라소는 21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에콰도르와 0-0으로 비겼다. 퀴라소는 독일과의 1차전에서 1-7로 대패했지만, 역사적인 첫 득점을 터뜨린 데 이어 2차전에서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을 가져왔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드 감독이 지휘하는 퀴라소는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감격스러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인구 15만6000명의 카리브해 섬나라 퀴라소는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인구와 면적이 가장 작은 나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82위에 불과하다.
이런 퀴라소는 23위 에콰도르를 맞아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맞섰다. 그 중심에 골키퍼 엘로이 룸(37)이 있었다. 에콰도르는 무려 27개 슈팅을 날리며 맹공을 펼쳤다. 그중 15개가 유효슈팅이었고 그걸 룸이 모두 선방했다. 에콰도르의 유효 슈팅 내 기대 득점(xGOT)은 무려 3.05였는데, 룸은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H조 카보베르데 수문장 보지냐가 스페인 공세를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팀에 사상 첫 승점을 안긴 데 이어, 롬도 또 한번 약소국 골키로서 슈퍼 세이브를 선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그를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벨기에 브뤼헤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팀을 떠나 무적 기간이 있었던 룸은 지난 1월 미국 USL의 마이애미FC와 계약해 활약하고 있다. 에콰도르 세바스티안 베카세세 감독은 “축구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며 “우리는 승리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책임은 감독인 내게 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오늘 선수들은 사자처럼 싸웠다. 높은 수준의 팀을 상대로도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퀴라소 사람들은 독일전 1-7 대패 이후에도 우리를 비난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선수들을 환영했고 섬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독일전에서 7실점한 수문장도 룸이었다.
퀴라소는 에콰도르와 함께 1무 1패로 나란히 승점 1점을 기록했지만, 골득실(퀴라소 -6, 에콰도르 -1)에서 밀려 조 4위다. 퀴라소는 26일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는 독일과 각각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퀴라소가 승리하면 월드컵 데뷔전에서 조별리그까지 통과하는 더 큰 역사를 쓰게 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트럼프, 종전 회담 중인데 이란 향해 재공습 경고···“레바논 내 대리 세력 막지 않으면
- [단독] “이스라엘군에게 폭행당했다” 활동가 진술 듣고도 ‘침묵’했던 정부···귀국 후 논란
- [속보]밴스 미 부통령 “미·이란 회담은 역사적 만남···양국 관계 새 장으로 나아가야”
- ‘국내 최대’ 청주여자교도소 가보니···4인실에 최대 8명, 교도관 18명이 750명 대응[르포]
- 우린 월드컵 11번 나가도 못해본건데···‘4 대 0 대승’ 일본 축구, 전문가들도 ‘찐강팀’ 인정
- [속보]미·이란, 스위스서 실무 회담 시작···중재국 카타르·파키스탄 배석
- [월드컵·주인공] 월드컵 동화 쓴 ‘퀴라소의 문단속’···‘선방 15회’ 철벽 그 자체였던 룸
- ‘사이다 응징’ 대리만족에 46개국 1위 등극 ‘참교육’···“도파민 그 자체” “위험한 해결
- 해커 소행 아니었다···‘모두의 창업’ 5000명 합격자 정보 유출, 참여업체 해킹으로 발생
- 남아공전 무승부 이상이면 한국 ‘자력 32강’···최악의 경우 “부탁해 멕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