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3조 ‘반도체 머니’ 대기… 수도권 집값 들썩인다
무주택 직원에 사내 대출 지원
주변 지역부터 과열 양상 보여

현재도 이들 기업과 인접한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양사 임직원에게 지급될 성과급과 사내 대출 규모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의 가격을 더 상승시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지급하는 성과급(23조 원 추정)과 무주택 직원에 지원하는 사내 대출(30조 원 추정)을 포함해 내년까지 양사 임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 대기 자금은 최대 5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노사협상에서 연간 영업이익의 10.5%를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성과급 재원이 37조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득세 약 40%를 제외하면 임직원들의 실수령 총액은 22조7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자사주로 지급할 예정인 이들 성과급 중 3분의 1만 첫해 매각이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내년 현금화가 가능한 특별경영성과급은 약 7조6천억 원이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이번 노사 합의에서 최대 5억 원의 주택 자금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 대출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임직원 약 12만8천 명에 수도권 평균 무주택 가구 비율 45%를 적용하면 약 5만8천 명이 최대 5억 원씩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경우 대출 총액은 29조 원에 달해 내년까지 삼성전자 임직원이 부동산 구입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총 36조6천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SK 하이닉스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올해 성과급 재원은 26조 원으로 예상되며, SK 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총 실수령액은 소득세 40%를 제한 15조6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SK 하이닉스 역시 최대 1억 원의 주택 구입 자금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 대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 3만4천명 중 수도권 평균 무주택 가구 비율 45%에, 중복 대출이 불가능한 사내 부부를 제외해 전체의 40%가 1억 원씩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1조4천억 원의 부동산 대기 자금이 생긴다는 결론이다.
이 경우 SK 하이닉스에서는 내년까지 성과급과 사내 대출을 합쳐 17조 원의 부동산 투자 여력이 마련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최근 반도체 특수를 등에 업은 수원시 영통구, 화성시 동탄구, 평택시 등 수도권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집값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대기 자금에 대한 기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지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사내대출은 이런 규제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 대출 규제가 촘촘한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이 수억원대 성과급과 규제 우회 대출까지 손에 쥘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용 기자 ls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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