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남짓 방에 12명씩… 전쟁터 된 청주여자교도소
본지 기자 ‘일일 수용자 체험’ 르포

“네가 뭔데, 열 받네 진짜!”
지난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여자교도소. “접견 시간이 다 됐으니 서둘러 준비하라”고 교도관이 지시하자 복도로 나온 수용자가 “조금 늦는 것도 못 기다려 주냐”며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고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교도관이 “진정하라”며 제지했으나 수용자는 “왜 폭행이야, 난 인권이 중요해. 저리 꺼져”라며 빗자루를 들고 교도관을 위협했다. 이내 삼단봉, 투명 방패와 검정색 철모로 무장한 기동순찰팀(CRPT) 5명이 출동해 수용자를 벽으로 몰아 넣고 수갑을 채워 3분 여 간의 대치 상황을 끝냈다.
유사시 대응 훈련을 위한 가상 상황이었지만, 일선 교도관들은 “매일 같이 비슷한 난동이 벌어진다”고 했다. “귀신이 방에서 나가라고 한다”며 수차례 비상벨을 누르고 방 문을 주먹으로 치거나, 벽에 머리를 박는 등 자해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더 심각하게는 교도관들에 폭력을 행사해 얼굴에 상처를 내는 수용자도 있었다. 이처럼 교도소 내에서 발생한 폭행·자살 시도·금지 물품 반입 등 사건 사고 건수는 2016년 894건에서 2024년 1873건, 작년 1629건으로 약 2배 증가했다.
교도소 내 사건 사고 건수가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과밀 수용 심화와 정신질환 수용자 수 증가가 꼽힌다. 청주여자교도소 관계자는 “날이 푹푹 찌는 여름철이 되면 불쾌감이 높아진 수용자들의 난동과 민원도 함께 증가한다”고 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정원은 619명이다. 그런데 현재 총 741명의 수용자가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봐도 지난해 교도소 수용률은 125%였다. 이런 가운데 정신질환을 가진 수용자도 늘고 있다. 2016년 3296명이었던 정신질환 수용자는 지난해 6345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날 기자는 직접 수용복을 입고 실제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방도 둘러봤다. 약 5평(16.40㎡) 크기의 방에는 좌변기 하나 들어갈 정도 크기의 화장실과 싱크대, TV 1대, 선풍기 2대가 있었다. 신문지를 접어 만든 쓰레기통이 화장실 앞에 놓였고, 관물대엔 성경, 영양제, 안경, 수건 등 개인 물품이 수납돼 있었다. 수용자 4명이 함께 쓰는 방이라고 한다. 작업·훈련에 나가는 ‘출역 수용자’가 묵는 방이라 비교적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작업·훈련에 나가지 않는 미지정 수용자가 묵는 방은 비슷한 크기에 8~12명이 묵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수용자들의 하루는 오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인원 점검 후 아침 식사를 하고 각자 일정에 맞춰 작업을 나가거나 검정고시 수업, 상담, 운동 등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하루 일과는 대략 오후 5시쯤 마무리가 되는데, 이때부턴 방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취침 시간은 오후 9시쯤이다. 밤새 불은 꺼지지 않는다. 사고 방지를 위해 취침 시간 이후에도 사람 식별을 위한 최소한의 조도로 LED 등을 켜놓는다고 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청주여자교도소를 방문해 “수용자를 교화시켜 출소 후 재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정 시설의 기능”이라며 “과밀화 해소 등 교정 환경 개선을 통해 사회 안전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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