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크기 방에서 9명 부대껴 칼잠…과밀수용에 교도관도 몸살
과밀률 120%…1.2평서 2명이 생활
과밀 수용에 수용자 난동·민원 급증
교도관들 “수용자 폭행에 잦은 부상”
교정청 독립·인력 확충 등 시급


지난 17일 찾은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의 혼거실. 5평(16.62㎡) 남짓한 공간에 기자 10여 명이 들어서자 방안은 순식간에 꽉 찼다. 모두가 일렬로 누워 잠을 자는 것이 불가능해 2~3명은 다른 사람의 발밑에 누워야했다. 이곳의 정원은 5명이지만 현재 9명이 생활하고 있다.
독거실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변기가 하나 딸린 4.3㎡(1.2평) 규모 독방 58개 중 30개에서 2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이날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웃돌았지만 냉방 시설은 벽면의 선풍기 두 대가 전부였다. 그나마도 50분 가동되면 10분간 작동하지 않았다. 배선과 온수관이 노출된 공간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국내 유일 여성전용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 정원은 619명이지만 현재 742명이 수감돼 있다. 과밀률이 119.%에 달한다. ‘계곡 살인사건’ 이은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고유정 등이 이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교도관을 비롯한 교정 직원들이다. 수용자들의 스트레스가 과중될 수록 돌발행동과 교정 직원들을 향한 폭행·악성 민원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이 교도소 수용자가 벽지를 훼손해 보호장비를 착용시키는 과정에서 교도관의 허벅지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한 수용자가 조사실로 이동하던 중 휠체어를 발로 차고 집어들어 교도관의 복부로 던져 부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교도소에서 6년간 근무한 손도은 교위는 “비상벨을 반복적으로 누르거나 출소를 요구하며 고성과 욕설을 하는 사례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며 “인력은 부족하고 저지 도구조차 마땅치 않아 교정 현장은 이미 한계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도소 과밀 수용은 전국적인 문제다. 전국 교정시설 평균 수용 정원은 5만 614명이지만 실제 수감 인원은 6만 3662명이다. 과밀률이 125%를 넘었다. 6500명에 달하는 정신질환 수용자를 치료할 의료 인력도 없다. 현재 전국 교도소 내 정신과 전문의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청주여자교도소 관계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출소한 사람들이 재범이 돼 다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도관들은 과밀수용 등 교정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력 충원과 교정청 독립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교정부문이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에서 교정본부를 외청으로 독립시켜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정청 신설을 목표로 하는 법무부 교정미래혁신단도 오는 25일 활동을 시작한다.
이날 기자들과 수용 체험을 함께 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범죄가 1건 일어나면 교정비용의 10~20배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이 든다”며 “교정 현실을 개선하는 것은 범죄자 지원이 아니라 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한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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