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완전체 된 날, 성영탁이 처음 무너졌다…더 주목받을 KIA의 초강력 불펜 활용법

KIA는 지난 19일부터 우완 전상현을 동반했다. 개막 직후였던 4월7일 삼성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늑간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전상현은 두 달 여 만에 복귀해 20일 수원 KT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3-4로 뒤지다 타선이 5회초 4점을 뽑자 전상현은 5회말 등판해 1피안타 삼진 2개로 1이닝을 잘 막고 임무를 마쳤다.
그 뒤 연달아 필승조가 출동했다. 곽도규, 조상우, 정해영이 1이닝씩 던진 뒤 9회에 성영탁이 등판했다. 7회 2점을 더해 9-4로 5점 차나 앞섰지만 확실하게 끝내고자 나선 마무리 성영탁이 무너졌다. 선두타자 힐리어드에게 홈런을 내준 뒤 3안타에 사사구 2개를 더하며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물러났다. 확실한 계투를 다 소모한 KIA는 좌완 김범수를 8-9까지 쫓긴 무사 1· 3루에 투입했으나 결국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KIA 불펜이 얼마나 강력해졌는지를 확인한 날, 공교롭게도 가장 믿었던 투수가 처음으로 무너졌다.
전상현은 KIA 필승조의 오랜 핵심 투수다. 시즌 극초반에 전상현이 다치고 마무리였던 정해영이 부진하면서 KIA는 마운드 대위기를 맞았었다. 거기서 팀을 구한 주인공이 성영탁이다. 1군 데뷔한 지난해 1.55의 평균자책으로 KIA 허리를 확실하게 지켰던 성영탁은 비상 체제가 된 KIA 불펜에서 4월11일 한화전부터 마무리를 맡아 지금까지 12세이브를 올렸다. 4월의 마무리 교체는 KIA를 다시 일어나게 한 최고의 동력으로 꼽힌다.

전상현, 정해영, 조상우까지 이제 성영탁 앞에는 마무리 출신만 3명이 더 버티고 있다. 여기에 1이닝은 거뜬한 좌완 곽도규까지 확실한 계투가 5명이나 된다. 이날은 선발 황동하가 3.2이닝 만에 물러난 뒤 역전하면서 필승조 5명이 5회부터 모두 나갔지만, 이제는 선발이 5이닝만 던지면 6회부터 여유있게 필승조에게 맡길 수 있다. 정해영과 성영탁만 앞세워 막아야 했던 5월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 강력한 불펜 완전체를 확인한 날, 성영탁이 처음으로 무너진 것은 KIA가 한여름 승부를 앞두고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KIA는 앞서 19일에는 필승조 없이 승리했다. 성영탁은 물론 정해영, 곽도규, 조상우가 모두 17~18일 LG전에서 연투한 터라 모두 대기조에서 제외됐지만, 선발 제임스 네일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타선이 11점을 뽑아 롱릴리프인 한재승과 이형범만으로 나머지 3이닝을 끝냈다. 1위 LG와 2위 KT를 한 주에 연달아 만난 KIA는 LG에 1패 뒤 2승을 거두고 KT에게도 첫날 승리했다. 20일 경기는 가장 고비라 했던 이 6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마칠 수 있는 승부처였다. 5점 차에도 확실히 승리하기 위해 조상우, 정해영, 성영탁을 차례로 투입했으나 생각지도 못하게 성영탁이 무너졌다.

2024년 입단한 성영탁은 지난해 5월20일부터 1군 생활을 시작했다. 중간계투로 데뷔 17.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여름인 7월 실점하며 2연패도 했지만 그 뒤 회복해 시즌 끝까지 달리며 KIA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혔다. 1군 2년 차인 올해 성영탁은 처음으로 3월말부터 시즌을 시작해 석 달을 달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마무리의 압박감까지 더해졌다. 그동안 블론세이브도 2번 했고 실점한 경기도 있지만 그래도 팀 승리는 항상 지켰던 성영탁은 6월 들어 3번의 실점 경기를 내놨다. 그 중 KIA가 2패를 했다. 6일 삼성전에서는 9회 등판 뒤 연장에서 결승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5점 차 리드를 못 지킨 20일 KT전은 성영탁이 처음 붕괴된 경기다.
4위를 지키면서 3강을 쫓는 KIA는 최강이 된 불펜을 확인한 날, 얄궂게 초보 마무리 성영탁의 첫 위기도 목격했다. 성영탁은 곧 회복할 테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KIA는 가용할 불펜 옵션은 풍성해졌다. 전반기 종료까지도 아직 2주 이상이 남았다. 그 뒤에는 본격적인 한여름 승부로 돌입한다. 풍성해진 불펜의 힘을 극대화시킬 운용법은 KIA의 가장 중요한 방향키가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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