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 은행 안 머니무브…방카슈랑스 줄고 ETF 늘었다

최정서 2026. 6. 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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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식 투자 열기가 은행 안에서 자금 흐름을 바꾸고 있다. 방카슈랑스 대신 상장지수펀드(ETF)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ETF 판매 규모는 총 56조7348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2149억원) 대비 10.8배로 증가했다. ETF 판매 수수료는 올해 4918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동기(441억원) 대비 10배가 넘었다.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액은 7조9739억원으로 , 작년(8조3245억원)보다 4.2% 줄었다. 판매 수수료 수익은 2926억원에서 1348억원으로 감소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사로부터 위탁받아 판매하는 보험 상품이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 비과세 혜택, 최저 수익률 보장 등이 부각되면서 저축성 상품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간 방카슈랑스 판매 규모는 2023년 10조1677억원, 2024년 13조9557억원, 지난해 15조6589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ETF 판매 규모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6조5878억원, 9조2738억원으로 방카슈랑스에 못 미쳤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보이자 판매 규모가 뒤집혔다. 지난해 ETF 판매액은 22조557억원으로 방카슈랑스(15조6589억원)의 1.4배에 달했다.

올해는 특히 코스피 변동성이 컸던 지난 5월 한 달간 ETF 판매액이 15조3114억원으로 전월(9조9748억원)보다 54% 불어났다. 이달에도 지난 18일까지 7조8198억원이 팔리며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방카슈랑스 판매액은 5월 9464억원으로, 전월(1조6735억원)보다 43% 감소했다. 이달에도 6862억원으로 역시 크게 축소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방카슈랑스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면서 "방카슈랑스 자금을 해지해 ETF로 넘어간 사례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달러보험 판매 감소도 경향을 끼쳤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미국 달러로 이뤄지는 보험 상품이다. 보험료와 보험금이 원화 환산 시점의 환율에 따라 변동되고, 해외 채권 금리 등을 기초로 보험금 등이 결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이 환차익만 지나치게 강조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엄격한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방카슈랑스에서 달러보험 비중은 약 10%다. 은행들도 고객 자금이 아예 증권사 등으로 빠져나가는 더 큰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서라도 ETF 영업을 적극 늘리고 있다.

ETF 매각 대금이 은행 계좌로 들어오는 등 자금이 은행 테두리 안에 남기 때문이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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