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손잡을 수밖에 없는 K-피지컬AI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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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엔비디아 생태계 편입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피지컬AI 경쟁에 뛰어들수록 엔비디아 의존도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생태계에 들어가지 않으면 피지컬AI 시대에 뒤처질 수 있고, 들어가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과거 국내 기업들이 PC, 인터넷, 스마트폰 시대를 거치면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완제품을 생산하는 종속적인 위치에 있었던 것처럼 AI 시대에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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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은 필요하지만 독자 생태계 준비 병행해야"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피지컬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엔비디아 생태계 편입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제조 AI 등 차세대 산업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생태계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선도 그룹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협력이 깊어질수록 제조 데이터와 플랫폼 주도권이 엔비디아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주요 기업들과 피지컬AI 협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방한에서 피지컬AI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제시하며 국내 제조 기업들과 접점을 넓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이미 시장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고 몇 년 안에 선도 그룹에 진입하지 못하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엔비디아 생태계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방한에서 엔비디아가 접촉한 기업들도 제조 경쟁력과 데이터를 갖춘 곳들에 집중됐다. 현대차와 LG, 두산 등 제조 기업들과의 연쇄 회동 역시 피지컬AI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제조 현장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와 양산 역량을 피지컬AI 고도화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협력 구조가 결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현재 AI 개발 생태계 역시 엔비디아의 쿠다(CUDA)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만큼 피지컬AI 역시 비슷한 구조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이 피지컬AI 경쟁에 뛰어들수록 엔비디아 의존도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지금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보면 몸은 있지만 아직 뇌를 완전히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그 뇌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은 결국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가 이번 방한에서 핵심 파트너로 거론된 배경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LG 계열사를 보면 피지컬AI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대부분 갖고 있다"며 "우선 제조 현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LG CNS는 그 데이터를 AI가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역량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의 근육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기술,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와 센서 기술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둘러싸고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생태계에 들어가지 않으면 피지컬AI 시대에 뒤처질 수 있고, 들어가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과거 국내 기업들이 PC, 인터넷, 스마트폰 시대를 거치면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완제품을 생산하는 종속적인 위치에 있었던 것처럼 AI 시대에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동시에 독자 생태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풀스택 역량을 상당 부분 갖고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 생태계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종속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게 가능하다"며 "완전히 동일한 수준의 대체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서도 대안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개발해 온 것처럼 기술력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며 "엔비디아와 협력하면서도 어느 한 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다변화 전략을 통해 여러 고객사와 협력하며 독립적인 탈출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역시 피지컬AI 핵심 인프라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핵심 원천기술 확보 방침을 밝히고 관련 사업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피지컬AI 경쟁력이 데이터와 플랫폼 주도권에 달려 있는 만큼 독자 생태계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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