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경제제재 즉시 해제’ 들고왔는데 ...美 “핵처리 진전 이뤄야”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6. 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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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갈리바프 스위스서 첫 실무회담]
휴전 중에도 이스라엘 공습 계속
이란 “합의 파괴” 통항 폐쇄 압박
美, 레바논 문제 긴급 의제 추가
석유수출·재건기금도 테이블에
“합의 불발땐 수호천사비 받겠다”
트럼프는 해상 통행료 부과 엄포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대면 협상이 열리는 스위스로 향하는 길에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종전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지 사흘 만에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스위스에서 첫 실무 회담을 열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자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는 한편 협상단에 금융·에너지 관련 인사를 참여시키며 경제제재 즉각 전면 해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뜻임을 분명히 했다. 다급해진 ‘J D 밴스 협상단’은 레바논 전쟁 종식을 첫 스위스 실무 협상의 긴급 의제로 올리는 한편 이란을 향해 핵 사찰 허용부터 받아들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협상단을 대표하는 J D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두 나라 협상단과 중재국 파키스탄·카타르 대표단은 이날 오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카타르 대표단과 따로 회동한 데 이어 오후에는 4자 회담 형식의 첫 실무 회담을 열 예정이다.

양측이 논의할 첫 의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공격 중단과 이란 핵 사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이틀 정도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란 핵과 레바논 휴전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종전 합의 후속 회담이 하루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국영 IR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전에는 중재국인 파키스탄 및 카타르 대표단과의 양자 회담이, 오후에는 카타르와 파키스탄 대표단이 배석한 가운데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미국 대표단 간의 4자 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후 이란의 반발이 거세자 이번 회담의 긴급 의제로 추가했다. 앞서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끊임없이 합의를 위반함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항을 폐쇄하기로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저지른 범죄와 미국의 MOU 위반 탓에 호르무즈해협은 모든 선박에 대해 닫혔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종전 MOU가 발표된 지 고작 이틀 만에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한번 볼모로 잡은 것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합의 파괴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종전 MOU의 1조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로 약속한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선제 공격했기에 자국 영토와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18~20일 레바논 남부를 쉬지 않고 타격했다.

이란군은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막고 있다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는 밴스 미 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직후 봉쇄를 발표해 이 조치가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CBS는 회담에 참석하는 외교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분쟁을 다루기 위한 긴급회의가 협상의 첫 의제로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협상에는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은 참석하지만 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회담에서는 석유 수출과 이란 동결 자산 해제, 3000억 달러에 달할 재건 기금도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란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에는 올 4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 종전 협상에 모습을 드러낸 압돌나세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물론 하미드 보르드 석유부 차관 겸 이란 국영석유공사 사장도 포함됐다.

알자지라·AFP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보증하면서도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이란이 원자폭탄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상대측은 이 권리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불발 시 미국이 대신 수수료를 받겠다고 다시 엄포를 놓았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합의가 최종 타결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로서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과거·현재·미래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위스 당국은 밤샘 협상에 대비해 회담장 인근 출입·교통ㅌㅇ제를 23일까지 연장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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