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8강전 출전? 첫 아이 탄생 순간? 어떤 걸 해야할까

김세훈 기자 2026. 6. 2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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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제레미 도쿠(위)가 6일 벨기에 브뤼셀 보두앵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이스마엘 가르비의 태클을 피해 공을 다투고 있다. AFP

벨기에 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제레미 도쿠가 생애 가장 어려운 선택 앞에 섰다. 북중미월드컵 도중 첫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벨기에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도쿠의 아내 시린은 오는 7월 둘째 주 출산 예정이다. 시기는 공교롭게도 벨기에가 월드컵에서 순항할 경우 8강전 전후와 겹친다.

도쿠는 벨기에 일간지 HLN과 인터뷰에서 “누구도 첫 아이의 출산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나에게는 첫 아이이기 때문에 반드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에는 여러 고려사항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벨기에축구협회가 선수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 가능한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기에 언론은 이미 대책 마련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영국에서 아이가 태어날 예정인 만큼 벨기에가 8강에 진출할 경우 협회가 도쿠를 위해 전세기를 준비하고, 출산 직후 다시 미국으로 복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도쿠의 발언은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번졌다. 프랑스 스포츠 채널 레퀴프TV 진행자인 프랑스 피에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월드컵은 수많은 선수가 꿈꾸는 무대”라며 “첫 아이 출산을 위해 월드컵을 떠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출산 순간 아버지는 사실상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말해 거센 역풍을 맞았다.

비판보다 옹호 여론이 더 컸다. 프랑스의 2000 시드니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브라힘 아슬룸은 “아이는 인생 그 자체다. 월드컵은 끝나지만 가족은 남는다”고 반박했다. 온라인에서도 “월드컵은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첫 아이의 탄생은 단 한 번뿐”이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피에롱은 결국 사과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을 표현한 것이었으며, 아버지의 역할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제레미 도쿠가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튀니지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EPA

도쿠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선수는 또 있다. 벨기에 수비수 브랜던 메헬레 역시 아내의 출산이 월드컵 기간과 겹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르웨이 수비수 레오 외스티고르는 최근 대표팀 캠프에 남은 채 영상통화로 첫 아이의 탄생을 지켜봤다. 그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도쿠는 현재 호흡기 질환으로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에 결장할 예정이다. 벨기에는 첫 경기에서 이집트와 1-1로 비기며 아직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구 선수에게 월드컵은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그러나 첫 아이의 탄생 역시 단 한 번뿐인 순간이다. 도쿠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이번 논쟁은 한동안 지속되게 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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