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눈물? 땀으로 다 흘렸다" KIA→한화 트레이드 눈물, 더는 없다. 8년만의 데뷔 첫승 전천후 카드 "내려놓으니 결과가 찾아왔다"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이글스 우완 장유호(26)가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프로 데뷔 8년 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KIA 타이거즈를 떠날 때 흘렸던 눈물, 더 이상 없다. 지독한 훈련 속 땀방울이 있을 뿐이다.
장유호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왕옌청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놀라운 징검다리 퍼포먼스를 펼쳤다. 2⅓이닝 1안타 2볼넷 1실점. 한화의 10대4 승리와 함께 연패 탈출의 주역이 됐다. 2019년 프로 데뷔 이후 무려 8년 만에 거둔 감격의 첫 승.
경기 후 장유호는 "첫 승과 연패를 제 손으로 끊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일단 잘 이어줬고, 뒤이어 나온 투수들이 잘 막아준 덕분이다. 기분이 정말 좋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 초반 우천 중단이 잦아지면서 경기가 루즈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집중했다"며 위기관리의 비결을 전했다.
사실 이번 첫 승은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 아니었다.
2군에서 차근차근 선발로 빌드업 한 결과였다. 장유호는 올시즌 퓨처스리그 14경기에서 2승1패 2.3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콜업 기회를 확보했다. 스스로도 "2군에서 결과가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장유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완전히 다른 투수로 진화했다. 기존의 직구, 커브, 슬라이더에 투심과 포크볼을 장착하며 이제는 5개 구종을 던지는 전천후 투수가 됐다.


장유호는 성남고를 졸업한 2019년 KIA 2차 2라운더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할 당시 흘렸던 눈물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시원섭섭함이 컸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팀이었고 정들었던 동료들과 헤어지며 처음 겪는 이적이라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날 첫 승의 순간에는 눈물은 없었다. 장유호는 "정말 많은 땀을 흘렸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나올 눈물이 없다. 이제는 울지 않기로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이름(맑을 유, 생각할 호)을 바꾼 직후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좌절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개명 후 첫해에 거짓말처럼 일이 풀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비움의 미학'을 꼽았다.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긴 것은 장유호의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한화에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열정적인 한화 팬분들 앞에서 공을 던질 수 있어서 매 경기가 정말 재밌다"고 눈을 반짝였다.
최근 성격이 몰라보게 밝아진 이유 역시 2군 코치진들의 "자신 있게 하라"는 진심어린 격려 덕분이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가슴속에 뜨거운 열망을 품고 야구장으로 향한다.
그는 "출근할 때마다 '오늘도 던지고 싶다, 마운드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든 던질 수 있으니 준비를 잘하자는 마음이다. 감독님께서 맡겨만 주신다면, 언제 어느 위치에서든지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한화로선 소중한 예비 선발 카드 한명을 발굴한 중요한 날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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