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봉쇄에 트럼프 맞불…"합의 불발 시 호르무즈 통행료는 美가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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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압박과 대화' 병행…봉쇄 선언→협상단 급파
실무협상 21일 개시…카타르도 중재 합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최종 종전 합의가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발효 이틀 만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자 미국은 '통행료를 미국이 징수하겠다'며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 15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먼저 "휴전 기간인 60일 동안 호르무즈해협에서는 통행료가 없을 것이며, 60일이 만료된 뒤에도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합의가 최종 타결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Guardian Angel)로서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과거·현재·미래에 걸쳐 발생한 비용을 보전받기 위한 목적으로 그것(통행료)이 미국에 의해, 미국을 위해 부과되는 경우는 예외"라고 적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는 호르무즈해협을 즉각 개방하고 이란이 통행료를 '60일 동안'은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60일 경과 이후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던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합의 불발 시 미국이 먼저 청구하겠다는 역(逆)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앞서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습이 MOU 1조를 위반했다며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전날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이란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튿날 새벽 다시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 10여 곳을 공습하면서다. 레바논 민방위 당국은 1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먼저 50여 발의 발사체를 쐈다"고 반박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먼저 침입해 발사체를 쐈다고 맞섰다. 레바논 보건부는 3월 초부터 누적 사망자가 4,000명을 넘겼다고 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미국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며 미국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으로 19일 스위스에서 예정됐던 미·이란 핵협상 개시도 이미 미뤄진 상황이다.
이란은 같은 날 오후 협상단을 스위스로 급파하며 봉쇄 선언과 협상 재개를 동시에 가동하는 '압박과 대화' 병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란군 합동사령부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MOU 제1조 불이행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과 약속 불이행,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합의 위반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에 대해 폐쇄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도 "접근하면 안전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무 협상 21일 개시…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은 계속
AP통신에 따르면, 미·이란 실무 협상은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개시될 예정이다. 이 일정은 중재국 파키스탄이 밝혔다. 카타르도 중재단으로 합류한다. 이란 협상단에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압돌 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이 포함됐다.
이란 측은 스위스 실무협상의 전제로 'MOU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스위스행의 목적은 본협상을 시작하려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MOU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이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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