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룸, 최규환 지음

광주일보 2026. 6. 2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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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에 늘 물증이 남는 것은 아니다. CCTV도, 목격자도, 뚜렷한 흔적도 없이 피해자와 피의자의 말만 남는 경우가 있다.

충남도경찰청 소속 20년차 프로파일러 최규환이 펴낸 '인터뷰 룸'은 피해자와 피의자의 주장이 엇갈리는 사건에서 어떤 기준으로 진술을 살피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피해자는 수치심과 두려움 때문에 사실을 말하지 못하기도 하고, 피의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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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현장에 늘 물증이 남는 것은 아니다. CCTV도, 목격자도, 뚜렷한 흔적도 없이 피해자와 피의자의 말만 남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성범죄나 가정 내 폭력처럼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일수록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때 범죄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프로파일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남도경찰청 소속 20년차 프로파일러 최규환이 펴낸 ‘인터뷰 룸’은 피해자와 피의자의 주장이 엇갈리는 사건에서 어떤 기준으로 진술을 살피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책에는 모두 9개의 사건이 담겼다. 항거불능 상태에서 벌어진 성폭력, 직장 내 위력 성추행, 친족 성폭력과 피해 진술 번복, 이주 여성 노동자 성폭행, 고령 여성 성범죄 등이 이어진다. 피해자는 수치심과 두려움 때문에 사실을 말하지 못하기도 하고, 피의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눈물과 호소가 진실을 보장하지 않듯, 차분한 말투가 결백을 증명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진술의 구조와 흐름을 입체적으로 살피는 일이다. 다른 증거와 맞는지, 핵심 내용이 일관되는지, 사건 전후의 행동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성범죄 피해자들의 고통과 용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프로파일러가 그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많은 피해자들은 “내 말을 믿어줄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신고를 망설인다. 뒤늦은 진술이나 흔들리는 기억은 때로 거짓의 근거로 공격받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피해자의 말이 쉽게 외면되지 않도록 제대로 듣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돌베개>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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