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韓 최초 역사 쓴 게 아니네…한화 육성선수 신화 '평균 141km' 구속으로 어떻게 살아남나 "어린 투수들과 달라"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김경현 기자] 한화 이글스에 '육성선수 신화'가 탄생했다.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박준영(68번)의 이야기다.
2002년생인 박준영은 영일초-영남중-충암고-청운대를 졸업하고 2026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호투, 호시탐탐 1군 진입을 노리고 있었다.
기회가 예상보다 빠르게 왔다. 문동주가 어깨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선발 자리를 메꾸려는 한화의 눈에 박준영이 들었다. 박준영은 5월 초 정식 선수로 전환되고 1군에 부름을 받았다.
KBO리그 최초 대기록을 썼다. 5월 10일 대전 LG 트윈스전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전 선발승은 KBO리그 역대 36번째이자, 한화 소속으로는 4번째다. 육성선수 출신까지 범위를 좁힌다면 박준영이 최초다.
일시적인 호투가 아니었다. 박준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경기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 중이다.


다시 선발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6월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6⅓이닝 2실점 패전의 멍에를 썼으나 호투했다. 그리고 1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5이닝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삼성전 투구가 돋보인다. 삼성은 리그 최고 수준의 강타선을 자랑한다. 이날 박준영은 최고 144km/h, 평균 141km/h의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5이닝 동안 잡은 삼진만 6개다. 포심 38개, 체인지업 18개, 슬라이더 13개, 커브 8개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7.1%(53/79)다.

20일 김경문 감독은 "잘 던지고 있다. 뜻하지 않게 (문)동주가 빠지고 난 다음 (박)준영이가 5~6이닝을 던져주고 있다. 내용도 완전히 무너지는 게 아니라 싸울 수 있게끔 던져주고 있다. 어느 팀을 만나도 자기가 싸움을 하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기특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제 KBO리그에도 150km/h를 꽂는 투수가 즐비하다. 박준영은 상대적으로 느린 공으로 호투를 펼친다. 김경문 감독은 "직구가 144km/h가 찍히는데 공이 더 빠르게 보인다. 변화구도 나름대로 이것저것 다 끄집어내서 던진다"고 했다.
이어 "어린 투수들은 스피드만 갖고 던지다 컨트롤이 (가운데로) 모인다. 박준영은 나름대로 공을 변화시키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던지다 직구를 던지니까. 지금 싸우고 있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선발로 뛸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잘 던지고 있는데 바꿀 이유 없다"고 확답했다.

구속 향상 욕심보다는 제구를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은 "공이 빨라지는 욕심보다는 자기가 던지고자 하는 데 더 잘 던졌으면 좋겠다.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 트레이닝을 하면 (구속이) 더 좋아질 수는 있는데, (구속을) 빠르게 하기보다는 자기가 갖고 있는 장점인 제구력을 더 챙겼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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