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반도체 호황 ‘국민배당제’ 언급에…국힘 “국민 모욕” 맹비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국 경제를 “역대급 호황”으로 평가하며 부동산 세제 정상화와 이른바 ‘국민배당금제’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자 국민의힘이 “국민 기만을 넘어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가와 기업 영업이익, 세수, 경상수지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닌 실질적 성장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국민들이 아직 호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성과급 지급과 임금 인상, 수출 대금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와 투자 행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연말과 내년 초가 진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산업 호황으로 창출된 자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실장은 “과거 경험을 보면 성과급과 기업 이익이 결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반복됐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포함한 부동산 과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가 창출한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성과가 일부 계층에만 집중된다면 호황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층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 육성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의 발언은 그가 지난달 제안했던 ‘국민배당금제’ 구상과도 연결된다. 당시 그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무너진 바닥 경기와 민생의 비명은 외면한 채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숫자 몇 개를 들고 와 역대급 호황을 외치는 것은 현실 왜곡”이라며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호황론은 공허한 자화자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이 또다시 보유세·양도세 조정을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에 세금과 규제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며 “민생 파탄을 역대급 호황으로 포장한 채 세금 폭탄을 궁리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김 실장이 여러 통계를 제시했지만 결론은 보유세 강화, 양도세 강화, 그리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논란을 불러온 국민배당금 구상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발언으로 국민배당금 구상이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라 대통령실 정책라인 내부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정책 구상임이 다시 확인됐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성과를 인위적으로 재분배하는 반시장주의적 실험이 아니라 투자와 혁신, 일자리를 늘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을 둘러싸고 정부는 성장 과실의 사회적 확산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증세와 재분배 정책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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