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안에 주워 먹으면 괜찮다? 떨어뜨린 음식으로 실험했더니 ‘대반전’ 결과
1초 미만 짧은 시간에도 세균 이동 확인돼
“3초 내 짧은 시간에 주워도 안전하진 않아”

“3초 안에 주우면 괜찮다.”
음식을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이른바 ‘3초 룰’이다. 음식이 바닥에 닿은 시간이 3초를 넘지 않으면 세균이 옮겨붙지 않아 먹어도 괜찮다는 속설이다. 각 나라마다 5초, 7초 등 시간 기준이 다를 때도 있지만 대부분 바로 주워먹으면 괜찮다고 여긴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는 정반대였다. 세균은 5초는커녕 1초도 채 되지 않는 순간에 음식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럿거스대학교 식품과학자 도널드 셰프너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응용환경미생물학’에 이른바 ‘5초 룰’을 검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단순한 실험이 아닌 128가지 조건을 만들어 세균 전파 여부를 분석했다.
실험에는 수박, 식빵, 버터를 바른 식빵, 젤리캔디 등 4종류의 음식이 사용됐다. 바닥 재질도 스테인리스, 세라믹 타일, 목재, 카펫 등 4가지로 나눴다. 여기에 음식이 바닥에 닿아 있는 시간을 1초 미만, 5초, 30초, 300초로 구분해 총 128가지 상황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비병원성 세균 ‘엔테로박터 에어로게네스’를 이용해 세균 이동량을 측정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음식이 바닥에 닿은 시간이 길수록 더 많은 세균이 옮겨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1초 미만의 짧은 접촉에서도 세균 전파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일부 세균 이동은 1초 미만의 순간에도 발생한다”며 “‘5초 룰’은 과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모든 음식이 동일한 위험도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 수분 함량이 높은 수박은 가장 많은 세균이 옮겨갔고, 상대적으로 건조한 젤리캔디는 세균 이동량이 적었다. 바닥 재질 역시 영향을 미쳤다. 타일이나 스테인리스 같은 매끈한 표면에서는 세균 전파가 활발했지만 카펫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접촉 시간보다 음식의 수분 함량과 바닥 재질이 세균 이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견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안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균은 시간이 지나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오염 표면이 접촉하는 순간부터 이동할 수 있으며, 특히 날고기나 동물 배설물 등이 닿았던 표면에서는 극소량의 세균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셰프너 교수는 “접촉 시간이 길수록 세균 전파는 증가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짧은 시간 안에 집어 들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음식이 바닥에 닿는 즉시 일정량의 세균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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