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3시간 만에 취소했는데 환불 거부”…‘환불 불가’에 갇힌 휴가객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6.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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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피해 10건 중 7건 온라인 플랫폼서 발생
환불 분쟁 3년간 1,800건 넘어… 해외 플랫폼은 책임 비켜가
할인 경쟁 커졌지만 소비자 보호 '제자리'


호텔 예약을 마친 지 3시간.
일정이 바뀌어 취소 버튼을 눌렀지만 환불은 불가능했습니다.

알고 보니 ‘환불 불가’ 상품이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숙박 예약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숙박 할인 쿠폰을 배포하고, 여행 플랫폼들은 특가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약 시장이 커질수록 소비자 불만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분쟁은 숙소 상태도, 위생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환불 문제였습니다.

예약 과정에서는 할인 혜택이 강조되지만 취소 규정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아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피해 10건 중 7건 플랫폼에서 발생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접수된 숙박 계약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6,22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에만 2,662건이 접수돼 전년보다 38.7%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관련 피해는 4,531건으로 전체의 72.8%를 차지했습니다.

숙소 검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소비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분쟁 역시 플랫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 가장 많은 분쟁은 ‘환불 불가’

피해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계약 해제·해지 관련 분쟁이었습니다.
전체의 65.5%인 4,079건이 취소와 환불, 위약금 문제였습니다.

특히 ‘환불 불가’ 상품 관련 피해는 1,80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계약 해지 분쟁의 44.3%로, 최근 3년 동안 접수된 숙박 피해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실제 소비자원에는 예약 직후 취소를 요청했는데도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장 일정 변경으로 숙박 예정일 한 달 이상 전에 취소를 신청했지만 환불을 거부당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가격 비교 화면에서는 할인율이 먼저 보이지만 분쟁은 대부분 예약 조건에서 시작됐습니다.

■ 태풍이 와도, 병원에 가도 환불 못 받아

피해 사례는 다양했습니다.

숙박 예정 지역에 태풍이 접근해 항공편이 결항됐는데도 환불을 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숙박 당일 감염병으로 입원하게 돼 여행이 불가능해졌지만 예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접수됐습니다.

숙소에 도착했는데 객실이 없었던 오버부킹 피해도 있었습니다.

예약은 정상적으로 완료됐지만 사업자가 객실을 다른 투숙객에게 제공하면서 실제 숙박은 하지 못한 사례였습니다.

추가 인원 요금이나 객실 이용 조건이 충분히 안내되지 않아 현장에서 예약을 취소했지만 환불을 거부당한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 법 있지만 강제력은 약해

전자상거래법은 온라인 거래의 경우 계약 체결 후 7일 이내 청약철회를 원칙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숙박 상품은 이용일이 가까워질수록 객실 재판매가 어려운 특성이 있어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역시 성수기에는 계약 후 24시간 이내 또는 이용 예정일 10일 전까지 취소하면 계약금을 환급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고일 뿐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소비자원이 진행한 피해구제 절차에서도 사업자와 소비자가 합의에 이른 비율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분쟁조정이나 소송 절차로 넘어가야 하지만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시간과 비용 부담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고 있습니다.

■ 예약 시장 커졌는데 책임은 불투명

해외 플랫폼 상황은 더 복잡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글로벌 숙박 예약 플랫폼 상당수는 자신들이 숙소 운영 주체가 아니라 예약을 연결하는 중개 사업자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을 숙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자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결국 환불이나 배상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는 플랫폼과 숙소, 해외 사업자 사이에서 책임 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예약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 장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소비자원은 “숙박시설 예약 시 환불 조항 등 세부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분쟁에 대비해 예약 확정서와 예약 내역을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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