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가리고 말하면 퇴장인데…파라과이 선수, 튀르키예전서 ‘불명예 1호’

입 가리고 말하면 퇴장!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새 규정이 도입됐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입 가리고 말하기 금지’ 조항이다. 선수들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도록 입을 가리고 상대 선수나 심판에게 차별적 발언을 내뱉는 것을 방지하려는 시도다.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이럴 경우 즉시 퇴장당한다.
파라과이의 미겔 알미론이 불명예 1호 선수가 됐다. 알미론은 2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2차전 튀르키예와 경기에서 입을 가리고 상대 선수에게 발언해 퇴장 명령을 받았다.
상황은 파라과이가 1-0으로 앞선 전반 막바지에 벌어졌다. 파라과이의 이시드로 피타가 거친 태클을 시도한 뒤 오히려 자신이 상대 선수에게 발을 밟혔다고 주심에게 주장하면서 두 팀 선수 사이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알미론이 튀르키예 선수에게 입을 가리고 말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알미론에게 레드카드(퇴장)를 줬다. 알미론의 불명예 퇴장으로 파라과이는 이후 10명이 뛰었다.
이 규정은 지난 2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벤피카(포르투갈)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상대로 입을 가리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사건 직후 이를 방지할 규정 도입을 국제축구평의회(IFAB)에 제안했다.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은 당시 “선수가 입을 가리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면 당연히 퇴장당해야 한다. 숨길 게 없다면 말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파라과이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튀르키예를 1-0으로 꺾었다. 파라과이는 지난 13일 미국과 1차전에서 1-4로 졌으나 이날 승리하면서 승점 3(1승1패)을 기록하며 미국(2승), 오스트레일리아(호주·1승1패)에 이어 조 3위가 됐다. 파라과이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도 맛봤다. 튀르키예는 미국과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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