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훼방꾼 될라…미국서 ‘네타냐후 경계령’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 정치적 이유로 레바논 군사작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협상 훼손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 보고서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군사 행보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올가을 총선을 앞두고 강경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레바논 내 군사작전을 쉽게 중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비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로 19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협정을 수용했지만 깨질 위험은 상존한다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이 국내 여론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행동을 계속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레바논 내 적대행위 중단을 포함한 미·이란 종전 합의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추가 확전에 나서지 않더라도 레바논 남부에서 철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렵게 성사된 합의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 일부를 계속 점령할 경우 헤즈볼라와의 충돌 재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는 종전 합의 조건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만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가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유지하려는 자국의 전략적 목표를 제약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이러한 분석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WP에 “레바논 내 군사활동의 유일한 목적은 헤즈볼라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미 이스라엘에 공개 경고를 보낸 상태다. 종전 협상을 흔들 수 있는 군사행동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레바논 문제를 놓고 일부 견해차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헤즈볼라 인사가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건물을 폭파하지는 말라”고 말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발표 직후인 18~19일, 자국 군인 4명을 숨지게 한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에 대응한다며 레바논 남부를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이 여파로 스위스에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도 결국 무산됐다.
WP는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군사작전을 확대할 경우 미국과 이란이 마련한 종전 틀이 흔들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의 가장 중요한 외교 자산으로 평가받아 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마저 심각한 균열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에는 동맹국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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