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광화문 응원 뒤에…홈플러스 단식은 가려졌다 [르포]
37일 단식에도 외면받는 홈플러스 노동자들
회생 분수령 홈플러스…DIP 대출 공방 격화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화이팅 외치시죠! 대~한민~국!”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찾은 서울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과 멕시코 조별리그 2차전 응원을 위해 모인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골 찬스마다 환호가 터졌고, 아쉬운 장면에는 탄식이 쏟아졌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인근 직장인들까지 합류하며 광장은 더욱 북적였다.
하지만 광장에는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또 있었다. 수천명의 인파가 몰린 광장 끝자락에서 37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홈플러스마트산업노동조합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5월 정부와 여당의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단식에 나섰다.
체감온도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이들은 검은 우산 아래 앉아 있었다. 손에 쥔 작은 선풍기와 페이스 마스크가 폭염을 버티기 위한 전부였다. 응원용 유니폼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호객 행위가 이어지는 선 바로 뒤편으로, 생존권을 호소하는 농성장의 적막함이 대조를 이뤘다.
경기 종료를 5분가량 앞두고는 농성은 잠시 중단됐다. 경기 직후 수천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이동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현재 농성장에는 최철한 사무국장과 손상희 수석부지부장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정부가 약속한 만큼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홈플러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답이 나올 때까지는 계속 버틸 생각”이라며 “단식이 더 길어지기 전에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는 내달 3일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자금 조달은 여전히 난항이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증권이 DIP(긴급운영자금)을 두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면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지원안을 의결했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을 요청했다. MBK는 이 중 10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리츠는 MBK가 보증한 1000억원에 한해서만 대출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1000억원은 MBK가 직접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MBK는 “홈플러스는 회수해야 할 담보물이 아니다”라며 “간절한 DIP금융 지원 요청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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