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또 최악의 폭염‥6월인데 40도 돌파. 유럽은 왜 이런가? [기후인사이트 34 | 인싸M]

유럽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6월인데 40도를 넘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기온은 지난 목요일 40.2도(몽모리용)까지 치솟았고, 스페인의 기온도 40도(세비야)를 기록했습니다.
일요일은 프랑스 남서부 지역의 기온이 다시 40°C를 넘고, 월요일은 일요일보다 더 더울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기상청은 오는 일요일과 월요일은 프랑스 전역에서 6월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이 될 수 있으며, 다음 주 초에도 높은 기온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당국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걸쳐 프랑스 본토 96개 행정구역(데파르트망) 중 60개 지역에 오렌지 폭염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오렌지 경보는 최고 단계 바로 다음 단계로, "광범위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강렬한 폭염"이 예상될 때 내려집니다.
일요일 이후 폭염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 경보는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로 격상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속 기간과 강도 면에서 이번 폭염은 2003년 8월 폭염과 유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2003년 폭염은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40도 안팎까지 치솟는 기온으로 14,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당시 폭염은 프랑스가 폭염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때는 8월이었습니다. 지금은 6월입니다. 프랑스 당국으로 하여금 역대 최악의 8월 폭염을 떠올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6월 폭염이 얼마나 심각하고 이례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폭염은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5월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한 기록적인 5월 폭염에 뒤이은 것으로 예년의 기후 조건에서는 보기 어려운 빈도의 극단적 고온 현상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번 폭염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촉구하고, 정부 지침을 따를 것을 당부했습니다.
유럽을 연이어 강타하고 있는 기록적인 5월과 6월 폭염은 우연한 현상이 겹친 걸까요? 기후전문가 예상욱 교수(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유럽의 폭염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급속한 기후 변화의 바탕 위에서 정체성 상층 고기압인 '열돔'이 더 자주, 더 강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열돔은 뚜껑을 덮은 것처럼 특정 지역에 더운 공기를 가두고 하강 기류를 통해 지면을 지속적으로 가열합니다. 열돔이 뒤덮은 곳은 하늘이 맑고 바람도 약해 강한 햇빛이 지면 가열을 더 극대화합니다.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대륙입니다. 1960~1980년대까지만 해도 유럽은 세계에서 기온 상승폭이 가장 낮았습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에는 세계 평균을 2배 이상 웃돌 정도로 기온 상승 추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유럽에 이어 아시아가 2위입니다.

예 교수는 유럽이 이렇게 된 이유는 북극해와 북대서양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가 빠르게 녹으면서 바다에서 대기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증가하고 있고, 북대서양에서는 '워밍홀'로 불리는 차가운 해역이 출현했습니다.
'워밍홀'은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 바다의 수온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차갑게 식고 있는 해역을 말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와 북극의 빙하가 녹아 '대서양 남북순환(AMOC)'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대서양 '워밍홀'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기후인사이트 33회'(출처 1) 참고)

예 교수는 두 가지 현상이 결합되면 유럽 상공에 지금과는 다른 대기의 파동이 발생하는데 결과적으로 제트기류가 이전보다 북쪽으로 치우치면서, 유럽에 열돔이 출현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유럽의 폭염 발생 빈도를 추적한 결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폭염 빈도가 증가했으며 현재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프랑스와 스페인도 포함됩니다.
한쪽에서 열돔을 만드는 대기의 파동은 다른 쪽에서는 북극 냉기를 남쪽으로 끌어내려 폭우 구름을 강화합니다. 서로 다른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더 자주 출현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북대서양 '워밍홀'을 중심으로 대서양의 수온이 '삼극자'(아래 그림 참조) 형태를 이룰 경우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대기 파동을 일으켜 우리나라의 폭염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유럽과 북극에서 시작된 대기 파동이 남쪽으로 요동칠 경우 북극의 냉기를 동아시아로 끌어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 냉기가 북태평양고기압의 고온 다습한 공기와 충돌할 때 극심한 대기 불안정을 일으켜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유럽의 폭염은 지구의 기후가 과거의 통계에 기반한 '익숙한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경고이며,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억제 노력을 강화하고, 재난 예측과 대비 수준도 과거의 '익숙한 범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경고입니다.
《김승환 논설위원》
<출처> 1) 대서양에 뻥 뚫린 온난화 구멍 "지구에 켜진 강력한 경고등" [기후인사이트 33 | 인싸M]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829928_29123.html2 Lee, D.Y., Yeh, SW., Lee, YH. et al. The emergence of a dipole-like mode in Arctic atmospheric circulation conducive to European heat waves. Commun Earth Environ 6, 81 (2025). https://doi.org/10.1038/s43247-025-02020-x
김승환 기자(coco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831599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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