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술파티' 위증 유죄?…"재판부, 고검TF 문건도 안봐"
이화영 일관된 주장했는데도 기계적인 판단
거짓말 탐지기 '이화영 진실'인데 고의 위증?
진술 맞추기 관련자들 발언이 신빙성 높다?
고검TF '술자리 있었다' 감찰결과 제출 거부
핵심증거도 빠진 재판…"검, 제식구 감싸기"
배심원도 4 대 3 팽팽…진실공방 계속될 듯
검찰 쪼개기 기소엔 철퇴…"방어권 침해해"
'공소권 남용' 첫 인정…다른 재판 영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국회 증언에 대한 첫 사법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이 전 부지사 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회에서의 증언이 허위였다고 판단했지만, '술 자리가 있었다'고 결론을 낸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 감찰 결과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법원은 수원지검 1313호(박상용 검사실) 관련자들 진술이 일관됐다고 판단했지만, 배심원 평결도 4 대 3으로 첨예하게 대립했고 '술 자리가 있었다'는 반대 진술도 있었던 만큼 향후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20일 새벽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1심 선고 공판에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19일 오후부터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평의에서 배심원단(7명)은 유죄 4명, 무죄 3명으로 팽팽히 갈렸지만,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면 1313호 영상녹화실 관련자들의 진술은 일관되는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며 유죄로 판시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1313호실 영상녹화실 관련자) 7명의 증인이 다 같이 술 반입이 없었다고 진술했고, 피고인은 1명밖에 없다 보니 7명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한 것 같은데 이들은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들"이라며 "객관적 자료가 충분하다고 여겼는데 피고인이 혼자 하는 말을 믿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연어 술파티 의혹은 술과 음식을 검찰청에 반입한 자체도 문제지만, 공범들 간 진술 짜맞추기가 이뤄졌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술파티 의혹 당일 김성태 전 회장이 쌍방울 직원에게 '오늘 내가 이화영과 끝장을 본다. 페트병에 담아 물처럼 꾸며 소주를 준비해 와라. 내가 검사에게 이미 말했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검사 주도로 진술 짜맞추기가 이뤄졌다는 정황들이 나왔는데도 재판부가 관련자들 진술을 객관적으로 검증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에 따르면 수원지검에서 술자리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TF의 감찰 결과도 재판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민 변호사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법원으로부터 문서제출명령까지 받았는데 서울고검이 (술자리가 있었다는) 수사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이 전 부지사가 무죄가 나오면 당시 수원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까지 수사받을 수도 있어 서울고검이 제출하지 않고 '제식구 감싸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 직후 연어 술파티 의혹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로써 2년 3개월간 나라를 뒤흔들었던 '연어 술파티' 주장은 허위로 결론내려졌다"고 "배심원들의 현명한 판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만 장시간 평의 끝에 배심원도 4 대 3으로 첨예하게 엇갈린 사안을 일방적으로 '허위'라 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법무부·서울고검 감찰에서 술자리 의혹이 실제 있었다는 취지로 결론이 난 점,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와 현장 검증에서 술 반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점, 외부음식 반입에 대한 교도관 다수의 진술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연어 술파티 의혹을 두고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은 1심 결과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원, '쪼개기 기소' 철퇴…검찰 수사 관행 질타
한편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두 차례에 걸쳐 김성태 전 회장과 공모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쪼개기 방식으로 법정 한도를 초과해 기부하도록 한 혐의(정치자금법위반), 북한에 금송·밀가루 지원을 하기 위해 경기도 공무원들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시키고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및 지방재정법위반) 등을 받는다.

대북 지원 관련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선고한 공소기각 판결은 검찰의 이른바 '쪼개기 기소' 관행을 공소권 남용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재판부는 "모든 국민은 자신의 형사 사건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한 후에야 비로소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공소 제기가 되지 않은 타인의 사건에서 유죄 판단을 받게 하는 것은 검찰의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라고 검찰의 수사·기소 관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피고인이 정식 기소되기도 전에 다른 사람의 재판에 공범으로 묶여 사실상 유죄 판단을 받게 된 상황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했다는 비판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로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된 다른 재판에서도 검찰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호인단은 "공소기각 나온 부분에 대해서도 배심원 판단은 무죄인데 판사가 형식적 판단을 앞세웠다"며 "이 부분 역시 항소심에서 다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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