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아, 그거 하지마” 이어지는 이범호 잔소리? 184.1㎞ 탈KBO 타구, 악몽의 끝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1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던 이범호 KIA 감독은 갑자기 한 선수의 훈련 움직임에 화들짝 놀라더니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했다. 이 감독은 팀의 핵심이자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김도영(23)의 작은 움직임 하나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김도영은 수비시 대시하며 발생할 수 있는 동작을 연습하던 중이었는데 연습이라고 해도 꽤 격렬한 동작이 필요한 훈련이었다. 이 감독은 그것을 보고 “도영아, 하지 마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도영은 이 감독에게 “왠지 오늘 나올 수 있는 장면 같아서 한 번 해봤다”고 설명했지만, 이 감독은 “그러면 물러서서 잡으면 된다”고 무리하지 말라고 다시 신신당부했다.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고, 훈련 중 무리가 되는 동작은 되도록 하지 말라는 당부였다. 이를 잘 아는 김도영도 수긍하면서 “올해 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게 많다”고 밝게 웃어보였다. 지난해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망친 김도영의 이력이 있기에, 이 감독은 올해 김도영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고 있다.
호수비 하나, 내야안타 하나, 도루 하나도 물론 중요하다. 가벼이 여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부상의 악몽을 완벽하게 털어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서 되도록 ‘안전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게 이 감독의 바람이다. 안타 하나보다 김도영이 라인업에 계속 머무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 감독이다. ‘햄스트링’이라는 단어에서 작별하기 전까지는 이 감독의 잔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질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감독도 현역 시절 햄스트링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잘 안다. 재발이 상당히 잘 되는 부위다. 게다가 김도영은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주체하기 어려운 선수다. 어마어마한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것이 제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심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비시즌 동안 철저하게 재활을 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올해 1년은 신경을 쓰면서 해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선수의 피로도를 체크하고, 선수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관리도 더 신경을 써서 해주려고 한다. 김도영은 지난해까지 지명타자와 다소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70경기 중 11경기나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특히 6월 10일 대전 한화전부터 6월 14일 광주 두산전까지는 5경기 연속 선발 지명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피로도가 어느 정도 올라올 때가 됐다는 판단을 했고, 선수도 그런 작은 감을 무시하지 않았기에 결정된 일이었다.
대다수 선수들은 수비에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경기 리듬을 이어 가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지명타자로 나서면 한 타석 뛰었다가 다음 타석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벤치에 앉아 있어야 한다. 김도영도 지명타자 자리를 그렇게 선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벤치의 뜻을 알고, 스스로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더 신경을 쓰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김도영은 올 시즌 현재 팀이 치른 70경기에 모두 나갔다. 햄스트링이 문제가 된 시기는 없었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 성실하게 재활을 잘했고, 신경을 써주고 있다면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수비를 할 때의 순발력이나 주력을 보면 지난해 악몽을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타율(.276)이 다소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출루율은 0.380으로 순출루율 자체는 좋은 편이고, 여기에 벌써 20개의 홈런과 57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선수 대열의 명성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지명타자로 5경기 연속 뛴 뒤 몸놀림도 가벼워졌다는 게 이 감독의 평가로, 앞으로 더 좋은 타격도 기대할 수 있다.
가진 능력이야 단연 최고수 중 하나다. 19일 KT와 경기에서도 2루타 하나를 포함해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8회 좌중간을 총알 같이 다른 2루타의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84.1㎞가 나오기도 했다. 발사각도 8도가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내야를 쏜살같이 건너 수비수들보다 먼저 좌중간으로 갔다. 뿜어져 나오는 운동 에너지가 여전히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재활의 끝은 단순히 경기에 나가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의식하지 않고 뛸 수 있는 단계가 되는 것. 김도영이 각별한 관리 속에 지금 그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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