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민연금 수급액, 남성의 절반도 안 된다…“구조적 불평등 탓”

최원형 기자 2026. 6. 2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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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60살 이후 여성이 받는 국민연금 수급액이 남성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액뿐 아니라, 수급률, 적용률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성별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가가 제공하는 공적 사회안전망인 국민연금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공적 연금제도의 성별 격차 현황과 대응 방안 검토 보고서’(유희원·김혜진·홍정민)를 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60살 이상 남성의 국민연금 수급액은 평균 82만4천원, 여성은 40만7천원으로 나타났다. 두배 이상의 격차가 있는 것이다. 수급률도 남성은 55.4%인데 견줘 여성은 41%에 그쳤다. 애초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가입자 비율에서부터 성별 격차가 있었다. 18~59살 인구 대비 국민연금 가입자 비율이 남성은 76.5%인 반면 여성은 67%에 머문 것이다.

이처럼 국민연금에서 성별 격차가 나타나는 데에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현재 제도가 대체로 연금에 기여한 만큼 돌려받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성별 임금 격차와 고용 불안정 등 노동시장에 내재된 성별 격차가 연금제도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는 것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선 남성을 생계부양자로 상정하고 여성에게 돌봄 책임을 지우는 관습이 강한데, 이는 노동시장과 연금제도 모두에 성별 격차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로 지목된다. 예컨대 아이를 키우느라 직장을 그만두거나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일했던 여성들은 연금제도에서도 그만큼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국민연금지역본부. 한겨레 자료사진

연구진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성별 연금 격차의 72.5%가 개인의 학력이나 근속기관 등 관측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닌 효과, 곧 구조적인 차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적용 사각지대’에 속하는 인구는 18~59살 인구의 36.2%에 달하는 1083만명인데, 이중 53.6%(580만명)가 여성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에서는 남성의 사각지대 비중이 높았으나 30대 이후로는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여성의 불안정한 고용 이력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추세는 가입 기간으로도 확인된다. 20~30대에서는 여성의 가입기간이 남성보다 길거나 비슷했는데, 40대 이후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현저히 길어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수급 현황에서도, 가입자 본인이 받는 노령연금의 수급률과 수급액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반면 가입자의 가족이 받는 유족연금의 수급률과 수급액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이 역시 국민연금의 성별 격차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문제에 대해, 연구진은 노동시장 내 성차별 해소와 돌봄 책임을 사회화하는 ‘사전적 대응’과 함께 국민연금 제도의 구조를 바꾸는 ‘사후적 교정’을 함께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행 ‘출산 크레딧’을 무급 돌봄 노동을 포괄할 수 있는 ‘보편적 돌봄 크레딧’으로 전환하고, 유족연금 등 파생 수급권을 강화하며, 기여 이력와 무관하게 보장하는 기초연금제도를 강화하는 것 등이 사후적 교정 방안으로 꼽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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