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선관위, 투표 재개 시간도 파악 못 했다... 개표 과정도 우왕좌왕

신현주 2026. 6. 20. 09: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파 선관위, 투표소 3곳 '투표 재개 시간' 파악 안 돼
"사무원, 정확한 시간 기억 못 해"...안이한 설명뿐
개표 사무원 '이탈', 밀봉 안 된 투표함 섞어 개표
"용지 부족" 요청에도 1시간 40여 분간 무응답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집중된 서울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일부 투표소의 투표 재개 시간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개표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탓이다. 투표용지 및 투표 관리에 실패한 데 이어 후속 대응 과정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가락1동, 문정2동, 잠실4동, 투표 재개 시간 기재 안 돼

19일 한국일보가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을 통해 확보한, 서울 송파구 선관위의 서울동부지방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락1동 제3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와 관련해 '추가 투표용지 도착 시간' '투표 재개 시간' 등을 파악하지 못했다.

문정2동 제2투표소는 3일 오후 5시 2분에 투표용지를 추가 배부했지만 투표를 재개한 시간은 확인할 수 없었고, 잠실4동 제5투표소 또한 같은 날 오후 4시 52분에 투표용지를 배부했지만 투표 재개 시간은 기재되지 않았다.

송파구 선관위는 이와 관련해 "투표록에 기재된 내용이 없고, 투표 관리관도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참정권 침해 사태라고는 하지만, 선관위가 선거관리의 기본이자 투·개표 과정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과조차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문정2동 제2투표소의 경우 본투표 당일 교부된 투표용지 수와 투표자 수의 차이가 커 잔여투표용지 봉투를 개봉 후 확인 작업이 이뤄지는 등 투표 관리가 총체적 부실했던 사실 또한 확인됐다.


기표소 안에서 발견된 투표지도 정상 처리

한국일보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송파구 투표소별 투·개표록에도 이러한 난맥상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투개표록에 따르면 오후 11시까지 투표가 이어진 잠실7동 제2투표소는 3일 오전부터 바닥과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가 발견됐지만 '공개된 투표지'로 정상 처리됐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투표 사무원이 실수로 2매씩 투표지를 나눠주는가 하면 투표 관리관 도장의 날인이 누락된 채 교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투표소는 오후 2시 53분 '추가 투표용지 교부'를 요청했지만 1시간 40여 분 동안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해 결국 투표를 중단했다.

송파구 선관위에서는 4일 오전 4시경부터 일부 개표 사무원들이 개인사정을 이유로 개표 사무 조기종료를 요청해 개표가 지연됐다. 급기야 4일 오전 9시부터 일부 개표 사무원이 개표소를 이탈하기도 했다. 우편투표전담부에서는 관외우편투표 1통이 밀봉되지 않았음에도 개표 사무원이 다른 투표지와 함께 섞어 개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송파구 선관위 사무국장이 확인을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이미 다른 투표지와 함께 개표가 진행됐다는 이유로 개표를 이어갔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위는 23일 중앙선관위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개표소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