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한테 배웠나?" 사령탑도 놀란 99km 커브, 알고보니 생존 위한 몸부림이었다니…"수술 전 구위가 안 나오더라"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김경현 기자] "임찬규한테 배웠나?"
삼성 라이온즈 최지광이 슬로 커브로 머진 피칭을 선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커브의 달인' 임찬규(LG 트윈스)를 떠올렸을 정도. 알고보니 최지광의 커브는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최지광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 1사 1, 2루에서 최지광이 등판했다. 대타 서건창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대타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원성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백미는 9회초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최지광은 선두타자 케스턴 히우라에게 초구로 105km/h 커브를 던졌다. 히우라는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겼는지 지켜보며 스트라이크를 먹었다. 이어진 1-2 카운트에서 몸쪽 하단에 절묘하게 걸치는 117km/h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안치홍에게도 초구에 99km/h 슬로 커브를 던졌다. 베테랑 안치홍도 방망이를 낼 수 없던 공. 0-2 카운트에서 안치홍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최지광의 커브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최지광은 김건희를 3루수 땅볼, 어준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말 최형우가 끝내기 1타점 희생플라이를 기록, 삼성이 4-3으로 승리했다.

19일 박진만 감독은 "(최)지광이에게 고맙다 어려운 순간에 올라가는 역할을 계속 했다. 체력 문제나 스트레스가 많았을텐데 잘 이겨냈다"며 "그런 역할을 잘 해줘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하나씩 100km/h짜리 커브를 던지더라. 임찬규한테 배웠나?"라면서 "초구에 타자는 그런 공이 날아올 거라 생각 못 한다. 카운트 잡는 볼로 최고다. 여러 번 쓰면 안 되지만 구종 개발도 많이 하고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지광에게 직접 커브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직구가 아직 수술 하기 전 구위가 안 나온다. 어떻게 하면 괜찮을까 하다가 연습 때 무심코 던진 느린 커브를 힘 있는 타자에게 던지면 어떨까 싶었다. 한 번 던져봤는데 의외로 잘 통하더라"라고 했다.
임찬규에게 따로 배운 것은 아니라고. 최지광은 "원래 커브를 120km/h 정도로 던지다가 한 번 (느리게) 던져봤다"며 "(임찬규의 커브는) 그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저렇게 살살 던지는데 어떻게 빠르게 떨어질까. 느리게 던지면 빠르게 떨어질 수가 없는데 (빠르게) 덜어지더라. 아직 더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 슬로 커브를 연습했을까. 최지광은 "6월 들어와서 연습했다. 5월에 카운트 싸움, 타이밍 싸움에서 밀리는 느낌이 들어서 6월부터 연습했다. 2주 정도"라고 밝혔다. 연습한지 알마 안 됐는데도 그냥 제구가 잘 되고 있다고.
19일 초구 커브 선택은 포수 김도환의 아이디어다. 최지광은 "9회 올라가기 전에 (김)도환이와 이야기를 했다, 히우라 초구에 느린 커브가 어떻겠냐고 하더라. 빠른 공, 느린 공 보여주면 못 칠것 같다고, 그래서 초구 커브를 던지자고 하더라. 미리 이야기를 하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더욱 안치홍 선배에게는 삼진 먹을 때까지 계속 (커브를) 던지고 싶었다. 상대 전적(통산 15타수 8안타)이 워낙 안 좋다. 뭐든 치실 것 같아서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최종 목표는 우승이지만, 두 번째 목표가 가을야구 마운드에 올라가 보는 것이다. 한 번도 안 던져봤다"며 수줍게 웃었다.

최지광은 느린 커브를 앞세워 가을야구에서도 특유의 하이킥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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