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대란 부른 ‘50% 축소안’… 노태악 참석 회의서 먼저 보고됐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6.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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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사전 보고 없었다” 발표와 배치되는 문건 공개
지방선거 6개월 전 위원회 자료에 인쇄 기준 축소 포함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도 다시 검증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50% 축소 인쇄 지침’이 시행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먼저 보고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해당 회의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중앙선관위 산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노 전 위원장이 관련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가 공개되면서 노 전 위원장의 해명은 물론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까지 다시 검증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 지침 개정 전 위원회 회의서 등장한 ‘50% 축소안’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19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 기준 변경 내용은 지난해 11월 24일 열린 제15차 중앙선관위원회 회의 보고자료에 포함됐습니다.

당시 보고된 ‘공직선거관리규칙 등 개정 사항 검토안’에는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유권자 수의 50%까지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기준은 이후 지난해 12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과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 개정을 통해 공식 반영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투표용지 인쇄 기준 축소 방침이 지침 개정 이전 중앙선관위원회 회의에서 먼저 공유된 셈입니다.

당시 회의에는 노태악 전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보고 못 받았다” 해명과 공개된 자료

논란의 출발점은 진상규명위원회의 발표였습니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에 대해 지침 시행 전에 보고받은 바 없다고 회신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 역시 이를 토대로 노 전 위원장이 관련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중앙선관위원회 공식 회의 보고자료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노 전 위원장이 실제 해당 내용을 확인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최소한 관련 내용이 위원회에 보고된 사실은 확인된 셈입니다.

논란의 초점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애초 쟁점이었던 ‘보고가 있었는지’를 넘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보고된 내용을 어느 범위까지 인지하고 책임져야 하는지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 선관위 “42쪽 자료 중 일부”

중앙선관위는 관련 해명도 내놨습니다.

김 의원 측에 제출한 답변에서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 내용은 전체 42쪽 분량 자료 가운데 1쪽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별도 안건으로 상정되거나 추가 논의가 이뤄진 사안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건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별건으로 보고하거나 집중 논의한 현안은 아니었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해당 지침은 결과적으로 지방선거 당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연결돼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보고 체계와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 검증 국면으로

김은혜 의원은 “노 전 위원장이 진상규명위에서조차 책임 회피를 위한 거짓 증언으로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노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수사와 선관위 고위 책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선관위는 회의자료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별도 보고나 집중 논의가 이뤄진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사기관은 당시 회의자료와 보고 경위, 의사결정 과정,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밝히겠다며 출범한 진상규명위원회는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노태악 전 위원장의 사전 보고 여부를 둘러싼 진술과 자료가 엇갈리면서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작 공개 문건이 진상규명 과정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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