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사의 실수, 증거와 공소장에 적힌 음주운전 날짜가 다르다…대법원 파기환송[세상&]
법원에 제출된 증거에 기재된 날짜는 3월 28일
1·2심 재판서는 문제 안 됐지만 대법서 파기환송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대법원이 누범기간 중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이 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이유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서 특정한 음주운전 범행 시점과, 증거에 기재된 날짜·시간이 달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하급심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고 실형을 받았는데, 증거물과 공소장에 적힌 날짜가 달라 2심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됐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 5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의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 해당해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하고, 제1심 판결이 적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24. 7. 28. 12:45경’ 음주운전을 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A씨에게 2024년 7월 28일 경기 파주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봉고 화물차를 운전했다는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범행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0%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법원에 제출된 증거가 가리키는 범행 시점은 달랐다. 교통사고 발생 상황보고, 현장사진, 음주운전단속결과 통보 및 조회 등에는 A씨가 음주운전을 하고 음주측정을 받은 날짜가 ‘2024년 3월 28일’로 기재돼 있었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서 특정한 날보다 네 달 전인 시점이다. 이밖에도 증거로 제출된 송치결정서, 범죄인지서, 실황조사서,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 및 수사보고, 수사결과보고서에서도 A씨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날짜는 2024년 3월 28일이었다.
하급심 재판에서는 이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1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으나 피고인은 누범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이상 피고인에 대하여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5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확정받았고, 2023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형을 살았다. 또한 2024년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는 해당 사건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누범기간 중 음주운전을 하면서 징역 1년을 선고받게 된 것이다.
A씨는 자신에게 내려진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1심)은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하였고, 이 법원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판했다.
증거와 공소장의 범행 시점 기재가 다르다는 점은 대법원에 온 뒤에야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는 자백의 보강증거,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제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시인 ‘2024. 7. 28. 12:45경’을 그대로 범죄사실의 범행일시로 인정했으므로, 제1심판결의 범행일시에 잘못된 기재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구간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혈중알코올농도 0.110%의 술에 취한 상태로 봉고 화물차를 운전한 일시를 심리해 필요한 경우 위와 같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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