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와 '실수'의 스포츠…축구, 쉽지 않다 [임성일의 맥]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2026. 6. 20. 07: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명보호, 멕시코와 경기서 불운 겹치며 석패
경기 내용은 만족…집중력 다지는 계기 삼아야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후반전 시작에 앞서 서로 격려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축구는 발과 머리를 주로 사용해 둥글고 큰 공을 다루는 스포츠다. 작은 공을 손으로, 혹은 손에 쥔 도구로 컨트롤 하는 종목보다 정확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실수와 변수가 더 많이 발생한다. 그것을 잘 통제하는 것이 실력이겠지만 마음처럼 쉽진 않다.

한국과 멕시코전은 그런 실수와 변수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경기다. 하필 불운이 내내 잘하던 이들을 찾아갔으니 얄궂다. 행한 이들도 지켜본 이들도 아쉬움이 크겠지만, 담아두고 자책하거나 탓할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 부담스러운 조건 속에서도 준비한 플레이를 잘 펼친 경기다. 홍명보호는 조별리그 통과 그 이상을 지향하는 팀이다. 체코전 승리로 얻은 자신감 위에 역시 쉽지 않구나 경각심이 더해졌을 패배다. 실망할 것은 없다.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멕시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졌다. 석패다. 경기는 대등했고 우리가 더 나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던 내용인데 단 한 번의 실수가 희비를 갈랐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김승규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이기혁과 충돌하며 공을 놓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했다. 2026.6.19 ⓒ 뉴스1 임세영 기자

후반 5분 한국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높이 솟구친 공을 처리하려던 김승규 골키퍼와 수비수 이기혁이 충돌했고, 그때 흐른 볼을 상대가 멕시코의 루이스 로모가 밀어 넣은 게 결승골 장면이다.

'골키퍼가 잡으려 하지 말고 쳐냈어야 한다' '수비수가 빨리 움직여 골키퍼의 공간을 만들었어야한다' 의견이 분분하다. 두 사람 호흡을 지적할 수 있는 장면이나 엄청난 함성 속 긴박했던 그 순간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긴 힘들다.

차라리 이미 공을 많이 세운 이들에게 시련이 찾아간 게 다행이다. 김승규의 동물적인 반사 신경이 아니었다면 체코전 승리는 보장할 수 없었고 멕시코전 추가 실점도 가능했다. '깜짝 선물'처럼 등장한 뉴 페이스 이기혁의 담대한 플레이가 대표팀 전체에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시쳇말로 '역적' 만들 일이 아니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전체가 녹색 물결로 넘쳤고 한국이 공격을 시도할 때마다 엄청난 야유가 현장을 덮었다. 원정팀들이 좀처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이해되는 환경이었는데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고 준비한 계획을 잘 소화했다. 멘털이 걱정됐던 김승규와 이기혁도 탈 없이 경기를 완주했다.

소위 기에 눌려 발이 얼어붙던 과거 안쓰러운 모습은 없었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한국이 더 몰아붙였고 결정적 찬스도 있었다. 이겼을 뿐 멕시코의 경기력은 안방의 이점을 등에 업은 강호답지 않았다. 그만큼 홍명보호가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는 방증이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9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에 앞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뉴스1 임세영 기자

실수와 변수와 운이 지나치게 관여하는 날이 있다. 발등에 정확히 얹혀 기막히게 때린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데 빗맞은 슈팅이 절묘한 방향으로 가거나 상대 수비수 맞고 굴절돼 들어가면 골이 된다. 상대 실수로 인한 어부지리 득점도 결승골이 될 수 있다. 한국과 멕시코전이 그런 셈이다.

승점 1점씩 가져가는 것이 공평해 보이는 경기였는데 우리 쪽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버릴 것 버리고 취할 것 취하며 이제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준비해야한다. 돌이켜보면 체코와의 1차전도 '돌발 변수'가 있었다. 내내 경기를 잘 풀어갔는데 생각지 못한 '스로인' 상황에서 황당한 실점을 허용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뒤집은 내용이다.

평생 축구만 했던 이들이지만 축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꼈을 경기다. 1차전 승리의 짜릿함과 2차전 패배의 아찔함을 적절히 섞어 다시 집중력을 높여야할 때다.

lastuncl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