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무인체계로 다층 방호…“유럽 재무장 특수, K방산이 선점”[이현호의 밀리터리!톡]
68개국 2600개 업체 참여해 격전
현대로템, 수출형 K2 콘셉트 공개
기아도 10년만에 출격 KLTV 알려
한화 ‘분당 8발’ K9A2 자주포 전시
정부·중기 ‘원팀’ 통합한국관도 북적

국내 방산 기업들이 미래 전장 기술과 주력 무기 체계를 앞세워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세계 3대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6’에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의 재무장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K방산이 추가 수주 확대를 위해 총출동한 것이다.
유럽 최대 규모의 지상 무기 체계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는 1967년 시작돼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개최됐다. 68개국, 2600여 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100여 개국에서 350개 대표단이 방문했다. 관람객은 5만여 명에 달했다.
K방산은 이번 전시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무기 체계와 미래 전장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선두에는 현대차그룹이 섰다. 현대로템과 현대위아·기아 등 방산 계열사가 참여하는 통합관을 마련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현대로템은 AI 기반 무인 포탑형 대드론(C-UAS) 다층 방호 체계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체계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적 드론의 종류와 위협 상황을 자동 분석하고 대응하는 첨단 방호 기술이다.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다목적 무인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어 전술 운용의 폭을 넓히고 생존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차륜형 장갑차에 해당 체계를 적용한 개념 모델도 함께 전시했다.
수출형 K2 전차 콘셉트 모델도 공개했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능동방호체계(APS), 드론 재머 등 현대 전장 환경에 필요한 사양을 적용해 고객 맞춤형 성능 개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로템은 미래 전장 개념인 유·무인복합체계(MUM-T)도 제시했다. 유인 전투 체계와 무인 플랫폼이 AI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협업하는 체계로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를 활용한 다양한 운용 모델을 전시했다.

현대위아는 경량화 105㎜ 자주포와 RCWS 등을 공개했다. 대표 전시품인 경량화 자주포는 기존 105㎜ 곡사포를 소형 전술 차량에 탑재한 모델이다. 기존 차륜형 자주포 대비 중량을 절반 이상 줄여 기동성을 높였으며 최대 사거리는 18㎞에 달한다.
7.62㎜ 기관총을 탑재한 소형 RCWS 실물도 선보였다. RCWS는 장병이 차량 내부에서 원격으로 사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다. AI 기반 자동 추적 알고리즘을 적용해 표적 탐지·식별 능력을 높였다. K2 전차용 120㎜ 포열과 K9 자주포용 155㎜ 포열 모형도 함께 전시했다.
기아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군용 특수 차량 라인업을 공개했다. 기아의 유로사토리 참가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와 소형전술차(KLTV) 2인승 카고 차량 실물, 차세대 중형·대형 표준차 모형 등을 선보이며 군용 모빌리티 경쟁력을 알렸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는 픽업트럭 타스만을 군용으로 개조한 차량으로 무전기와 등화관제 장치 등 군용 특수 사양을 적용했다. 지난해부터 우리 군의 표준 지휘차로 운용되고 있다.
소형전술차는 60% 종경사, 40% 횡경사 주행과 수심 760㎜ 도하, 영하 32도 환경에서의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2인승 카고 모델에는 스노클과 엔진 냉각 시스템도 적용됐다. 소형전술차는 최근 폴란드군 표준 차량으로 선정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필드-리딩 이노베이션, 한화(Field-Leading Innovation, Hanwha)’를 주제로 공동 전시관을 운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동 재장전 시스템을 적용한 K9A2 자주포 실물을 전시했다. K9A2는 분당 발사 속도를 기존 6발에서 8발로 높이고 승무원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K10 탄약운반장갑차와 K9 자주포도 함께 전시됐다.
폴란드가 운용 중이고 노르웨이와 에스토니아가 도입을 추진 중인 다연장 로켓 체계 ‘천무’ 실물도 공개했다. 천무는 2개의 발사 포드를 통해 239㎜ 유도로켓(CGR-080), CTM-290 전술 탄도미사일, 대함탄도미사일(ASBM) 등을 운용할 수 있다.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인 L-SAM은 요격미사일과 발사대·레이더·교전통제소를 포함한 완성형 체계로 전시됐다.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발사대와 저고도 미사일방어체계(LAMD)도 함께 공개됐다.
대드론 분야에서는 지대공 복합무기체계(H-SHORAD)를 선보였다. 3차원(3D) AESA 레이더와 30㎜ 기관포, 유도미사일, 재머를 단일 플랫폼에 통합한 저고도 방공 체계다.
한화시스템은 중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체계용 다기능 레이더(MFR)와 대포병·대로켓·대박격포(C-RAM) 탐지 및 방공 기능을 통합한 다목적 레이더(MMR)를 공개했다. 능동방호체계(APS)와 AI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시스템, 해상 대드론 임무 수행이 가능한 중형 무인수상정(MUSV)도 함께 선보였다.

정부와 중소 방산 기업들이 뭉친 ‘K방산 원팀’도 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동참했다.
방위사업청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함께 통합한국관을 운영했다. 통합한국관은 정부홍보관과 기업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정부홍보관에서는 한국 방위산업의 발전 과정을 소개했고 기업전시관에서는 12개 중소기업의 실물 제품과 기술, 수출 가능 제품군을 선보였다.
통합한국관에서는 KOTRA(코트라) 현지 무역관과 협력해 해외 구매자와 국내 방산 기업 간 상담회도 운영했다.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상담회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유럽 정부와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K방산 수요가 기대 이상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은 “통합한국관은 세계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알리고 국내 방산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전략적 협력 기반”이라며 “국내 방산 기업의 수출 확대와 국제 협력 체계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파리=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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