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OP3 도시’ 서울에 모든 역량 쏟겠다”
● 6·3지선 최대 히어로, ‘5선 시장’ 전무후무 기록
● 글로벌 TOP3 도약 위해 6개 분과위 구성
● 시의회 민주당 80 vs 국힘 38…“설득·타협으로 돌파”
● ‘동행·매력특별시’에서 ‘삶의 질 특별시’ 업그레이드
● “차기 대선 위해선 지지기반 확보, 가시적 업적 필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오세훈(65) 서울시장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선거 다음 날인 6월 4일 오전 7시 16분. 짜릿한 역전 당시의 흥분과는 거리가 멀었다.
6·3지방선거 최대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투표 종료 16시간이 지난 4일 오전 10시가 돼서야 '당선 소감'을 밝혔을 정도로 개표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대혼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3일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51.4% 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6.0%였다. 5.4%포인트, 작지 않은 출구조사 격차에다 개표 초반 두 후보 간 표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한동안 오 후보의 패색이 짙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반전의 드라마는 이튿날 새벽에 시작됐다. 지지율 격차를 점차 좁혀가던 오 시장이 4일 오전 7시 16분, 개표율 93% 상황에서 승부를 뒤집는 극적인 '골든크로스'를 만들어낸 것. 이후 지지율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최종 결과는 오 시장이 257만5819표(49.22%) 득표로 251만5560표(48.07%)를 얻은 정원오 후보를 6만259표 차로 따돌렸다. 6·3지방선거 당선으로 오 시장은 '5선 서울시장'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민주주의 대원칙 확고하게 세워주셨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세워주셨습니다.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4일 오전 10시. 6·3지방선거 투표 종료 16시간이 지나서야 오 시장은 이렇게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4년 더 서울시정을 책임지게 된 오 시장은 어떻게 서울시를 이끌려는 것일까. 12일 '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오 시장은 시정 운영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앞으로 4년간 서울시정을 어떻게 꾸려갈 계획인가.
"인수위원회는 아니지만 글로벌 TOP3 목표를 달성할 구체적 정책과 비전을 가다듬을 기획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총괄분과 외에 민생과 주택, 교통과 안전, 건강과 청년 등 6개 분과에 능력 있는 전문가를 모셔 짧으면 40일, 길면 70일 정도 집중해서 서울의 비전과 정책을 가다듬어 나가려고 한다."
‘동행·매력특별시'가 오세훈 시정 5기에 '삶의 질 특별시'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인가.
"글로벌 TOP3 도시 목표는 시민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도시경쟁력 강화 차원의 관리 목표다. 더 따뜻하고, 더 건강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한마디로 압축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시민 행복이나 삶의 질과 관련된 도시경쟁력 지수를 관리 지표로 삼아 체계적으로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가 발표하는 세계 도시경쟁력 순위에서 서울은 현재 런던과 뉴욕, 도쿄와 파리, 싱가포르에 이어 6위에 올라있다.
오 시장이 5선에는 성공했지만 시의회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76석, 민주당 36석이던 서울시의회 구성이 6·3선거에는 국민의힘 38석, 민주당 80석으로 이른바 '여소야대'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4년에 비해 앞으로 4년은 오 시장과 시 의회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달라진 시의회 구성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서울시와 시민의 삶에 꼭 필요한 일에 대해서는 (민주당 우세 서울시의회라도) 무턱대고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이 달라 때로 큰소리가 날 때도 있겠지만, 대화를 통해 설득하고 타협해서 해야 할 일을 잘 추진해 나가겠다."
차기 주자 오세훈에게 필요한 것은…
올해는 오 시장이 처음 서울시정을 맡은 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재선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 그는 한강르네상스와 디자인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외견상 서울의 모습을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했다.2021년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에 복귀한 후에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재개발과 재건축을 정상화하고, 서울런과 기후동행카드, 손목닥터9988 등을 통해 약자와의 동행에 주력했다.
이번 6·3지선에서 서울시민은 "서울을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삶의 질 특별시'로 만들겠다.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력과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오 시장에게 다시 4년간 서울시정의 키를 맡겼다.
5선 서울시장 당선으로 그는 누가 뭐래도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5선 타이틀로 '유능한 행정가'임을 인정받을 수는 있지만, 계엄과 탄핵 이후 무너진 '보수 재건'의 적임자임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이현우 서강대 석좌교수는 "오 시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하려면 무엇보다 당내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누구나 인정할 만한 가시적 성과와 업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6·3선거 직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시민 삶을 개선하는 유능한 보수, 중도와 합리성을 회복하는 온건한 보수, 그리고 미래세대에 기회를 주는 책임 있는 보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가 앞으로 4년 더 서울시정을 이끌며 유능하고 온건한, 책임 있는 보수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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