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수족구병, 한 달 새 5.6배 급증...응급실 가야 할 증상은?

초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월 8~14일 기준 영유아(0~6세) 수족구병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천 명당 1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보다 약 5.6배 급증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3.5배에 달하는 규모로, 예년보다 큰 폭의 여름철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류혜경 원장(샤인소아청소년과)은 "수족구병 초기에는 단순 감기나 구내염으로 오해하기 쉽다"라며 "아이가 고열과 함께 심하게 처지거나 반복적인 구토를 보인다면 지체 없이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족구병의 주요 증상부터 대처법까지 류 원장의 설명을 통해 알아본다.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유행…원인 바이러스 달라지는 경향
수족구병(Hand, foot and mouth disease)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손과 발, 입안에 뚜렷한 병변이 나타나는 것을 전형적인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이는 단일 바이러스가 아닌, 장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 군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감염을 통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 강화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이후 방역 조치 완화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다시 유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류혜경 원장은 "국내 수족구병은 통상 늦봄에 시작해 초가을까지 환자가 발생하며, 특히 초여름부터 한여름 사이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 발생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주요 원인 바이러스의 종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류 원장은 "과거에는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이 대표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콕사키바이러스 A6(CVA6)와 엔테로바이러스 A71(EV-A71)의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된다"라며 "이는 기존의 전형적인 수족구병과 다른 증상을 유발하거나 중추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인다"라고 덧붙였다.
감기나 구내염으로 오인하기도…구강·피부 병변 확인해야
수족구병 초기에는 발열, 식욕 저하, 인후통 등 비특이적 증상이 먼저 나타나 단순 감기나 구내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따라서 입안 병변만 볼 것이 아니라, 손과 발을 비롯한 피부에 발진이나 수포가 동반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류혜경 원장은 "혀, 잇몸, 볼 점막, 입천장 등에 작은 수포나 궤양이 발생하고, 이후 손바닥, 발바닥, 손가락, 발가락 주변에 붉은 반점 또는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 수족구병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구내염이나 헤르페스성 치은구내염은 입안 병변이 주 증상이지만 손과 발의 발진은 나타나지 않는다"라며 "수족구병은 '입안 궤양'과 '손발 발진'이라는 특징적인 조합이 진단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유행하는 비전형적 양상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했다. 류 원장은 "CVA6 바이러스 감염 시에는 수족구병의 특징인 손발 수포가 뚜렷하지 않은 대신, 몸통이나 얼굴 등 다른 부위에 광범위한 발진이 동반되는 비전형적 양상이 자주 나타난다"라며 "전형적인 손발 병변이 없더라도, 발열 및 구강 궤양과 함께 몸통 등에 낯선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면 수족구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증 합병증 주의…신경학적 위험 신호 살펴야
수족구병은 대부분 7~10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드물게 중추신경계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응급 내원 기준을 숙지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스스로 증상을 구체적으로 호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류혜경 원장은 "△반복적인 구토 △심한 두통 △지속적인 고열 △처지거나 깨우기 어려운 상태 △평소와 다른 과도한 보챔 △의식 저하 △경련 △몸을 갑자기 움찔거리는 근간대성 경련(myoclonic jerk) △비틀거리거나 걷지 못하는 증상 △팔다리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 또는 상급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눈에 띄는 수포나 발진이 없더라도 아이의 행동 변화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류 원장은 "특히 EV-A71 감염은 무균성 뇌수막염, 뇌염, 급성 이완성 마비 등의 신경학적 합병증과 연관될 수 있다"라며 "이러한 중증 수족구병은 전형적인 피부 발진보다 신경학적 이상 징후가 먼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지속적인 감시와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치료제 없어…탈수 예방·통증 조절로 대처해야
수족구병은 원인 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으므로,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여 탈수를 막는 대증적 관리가 필요하다.
류혜경 원장은 "입안 궤양이 심하면 삼킬 때의 통증 때문에 아이가 물조차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억지로 영양을 섭취시키려 하기보다 탈수 예방이 우선이다"라며 "해열진통제를 적절히 사용해 입안의 통증을 줄여주면 아이가 한결 수월하게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소변량 감소, 입술 건조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탈수 신호일 수 있어 의료진의 진찰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수분 보충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경구수분보충용액, 우유, 요거트, 푸딩, 미음, 죽 등이 있다. 반대로 오렌지주스나 탄산음료처럼 산성이 강한 음식은 궤양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며, 기저귀 교체 후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수건·식기·컵 등을 공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집 등 단체 생활 복귀는 일반적으로 △해열제 없이 24시간 이상 발열이 없음 △입안 통증으로 인한 심한 침 흘림이 없음 △기존의 피부병변이 호전되어 딱지가 앉으며 새로 생기는 피부병변이 없음 △전신 상태가 양호함 △정상적인 단체 활동 참여 가능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할 때 가능하다.
류 원장은 "실제로 수족구병은 몸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때까지 격리하는 질환은 아니며, 발열이 해소되고 전신 상태가 회복되며 새로운 병변이 나타나지 않으면 대부분 단체생활 복귀가 가능하다"라며 "다만 집단 유행 상황에서는 보건당국이나 해당 기관의 추가 지침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진경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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