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도 더위 탄다?”…폭염에 강물 뜨거워지자 원전 ‘주춤’
프랑스 원전 3곳 다음 주 발전 감축 경고
데운 냉각수 못 버려…온배수 규제에 멈춤
바닷물로 원전 식히는 한국도 미래 과제


한여름 무더위가 닥치면 에어컨 때문에 전기가 더 필요해진다. 그런데 그 더위 때문에 정작 전기를 만드는 원자력발전소가 발전량을 줄여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프랑스에서 이런 경고가 다시 나왔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다음 주 원전 세곳의 발전량을 줄여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봄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발전소가 냉각수로 끌어다 쓰는 강물 온도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상은 가론강 부근에 있는 골페슈·블라이아 원전과 론강 부근의 뷔제 원전이다. 같은 론강 인근의 생탈방 원전도 23일부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폭염 기간 기온은 예년보다 8℃가량 높은 30℃ 초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너무 뜨거운 물은 방류 안돼=왜 강물이 뜨거우면 원전이 발전을 줄여야 할까. 원전이 전기를 만드는 원리는 단순하다. 핵분열(원자핵이 쪼개지며 열을 내는 반응)로 생긴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의 힘으로 발전기를 돌린다. 한번 쓴 증기는 다시 식혀 물로 되돌려야 발전을 계속할 수 있다.
이때 쓰는 냉각수가 바로 강물 혹은 바닷물이다. 많은 양의 물을 끌어와 증기를 식히고, 데워진 물은 다시 강이나 바다로 흘려보낸다. 그런데 이 물을 아무 때나 내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수온이 너무 오른 물을 흘려보내면 물속 산소가 줄어 물고기 등 수생생물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는 원전이 강물을 지나치게 데워 생태계를 해치지 않도록 배출구 아래쪽 강물 온도가 원전별 기준(대개 26~30℃)을 넘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둔다. 강물이 이미 뜨거우면 발전소가 데운 물을 조금만 보태도 이 기준을 넘길 수 있다. 이때 원전은 출력을 낮추거나 잠시 가동을 멈춰야 한다. 발전기는 돌아갈 수 있지만 강을 지키려 발전량을 줄이는 셈이다. 가뭄으로 끌어다 쓸 강물 자체가 줄어들 때도 마찬가지다.

◆반복되는 원전 가동 감소=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폭염이 닥칠 때마다 거의 해마다 원전 출력 감소가 되풀이됐다. 2018년에는 프랑스·스웨덴·독일 원전이, 2019년에도 프랑스·독일 원전이 출력을 줄였다. 2022년 여름에는 프랑스 론강·가론강의 여러 원전이 출력을 줄이거나 정지됐다. 폭염으로 강 수온 상승과 더불어 가뭄까지 찾아왔고 원자로 부식 점검을 위한 대규모 정비까지 겹쳤다. 지난해 7월에도 프랑스 골페슈 원전이 멈췄고, 이웃 스위스 베즈나우 원전도 한기가 가동을 멈췄다.
다만 이런 여름철 출력 감축은 일반적으로 1년 전체 발전량의 1%에 못 미치는 적은 양으로 당장 전력 수급을 크게 흔들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다. 프랑스 감사원은 2023년 보고서에서 고수온이나 가뭄으로 원전을 멈추는 일이 2050년까지 지금의 3~4배로 잦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원전은 모두 바닷가에 있어 바닷물로 증기를 식힌다. 바닷물은 강물보다 양이 많고 온도 변화가 적기 때문에 프랑스처럼 발전을 멈추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한국은 발전소가 내보내는 온배수 온도 규제가 약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의 재이용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배출수 기준은 40℃ 이하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다 수온이 해마다 오르고 한여름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점은 우리도 함께 안고 있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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