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발효식품 다이어트’ 중…“김치·사워크라우트 먹어라”

미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요즘 ‘발효식품 다이어트’에 푹 빠져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18일(현지시각) 이 신문에 따르면, 로버트 에프(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숀 더피 교통장관,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모두 발효식품 다이어트 중이다. 가장 먼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케네디 장관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이 다이어트로) 30일 만에 9㎏을 감량했다”며 “밴스 부통령도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달 초 촬영된 밴스 부통령의 사진을 두고 날씬해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조지 더블유(W.)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 담당의로 일했던 숀 오마라 박사의 다이어트법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인 환자들을 만나는 오마라 박사는 사우어크라우트(독일식 양배추 절임)나 김치 같은 발효식품을 풀을 먹여 키운 쇠고기와 함께 섭취하고, 술이나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멀리하라고 조언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이런 식단이 내장지방을 줄이고, 소화를 돕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72살의 케네디 장관이 지난해 가장 먼저 이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러트닉 장관(64)과 더피 장관(54)에 이어 41살의 밴스 부통령이 올해 초 사순절(2026년 2월28일~4월4일)에 합류했다고 한다. 케네디 장관은 매일 아침 6시30분 아침식사로 스테이크와 사우어크라우트를 섭취하며, 밖에서도 사우어크라우트를 지니고 다닌다. 러트닉 장관은 시판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지 않고 아예 집에서 직접 발효 채소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밴스 부통령은 점심엔 계란, 저녁엔 고기에 사우어크라우트를 곁들여 먹고, 전용기에서 먹는 간식으로 빵을 빼고 치즈와 발효 채소로만 만드는 햄버거를 먹는다. 다이어트 중인 장관들은 백악관 내각 회의 때 서로 다이어트 비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병원을 차린 오마라 박사와 직접 대면 상담을 하는 데는 1만8000달러(약 2700만원)가 들며, 이 병원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최소 8000달러(약 1200만원)에서 시작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유행’은 백악관 밖으로 번졌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더피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피부가 윤이 난다고 칭찬하자 더피 장관이 오마라 박사를 만나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동료 의원들에게 허리둘레가 4인치나 줄었다고 자랑하며 이 다이어트를 전파하고 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을 구성할 때 인물의 능력 못지않게 외모를 중시한다는 것은 미 정치권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케빈 워시를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센트럴 캐스팅’(방송용 낙점) 인물이다. 외모가 다는 아니지만 외모를 갖췄다”고 했다. 상원의원 출신인 더그 버검 내무장관을 임명했을 땐 “(버검 장관이 아닌) 그의 부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런 대단한 부인과 함께 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고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7일 미 보건복지부·농림부는 국가 식이지침을 전면 개편하여, 단백질 권장 섭취량을 기존의 2배 가까이 늘리고 “사우어크라우트, 김치, 케피르(발효유), 미소(일본식 된장)과 같은 발효식품과 고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치’가 미국 정부의 공식 식단 지침에 등장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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