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공구마켓 인기…환불·교환 사각지대 커진다
개인 거래·통신판매 경계…환불 기준 모호해
전문가, 판매자 등록 의무화·입법화 등 제안

[충청투데이 최광현·손지원 기자] 온라인 공동구매가 고물가 속 새로운 유통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환불·교환 기준이 불분명해 소비자 분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오픈채팅방을 통해 주문을 모으는 이른바 '공구마켓'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판매자가 '공동구매'나 '1대1 주문'을 이유로 환불과 교환을 제한하면서 피해가 발생해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구마켓은 SNS나 오픈채팅방으로 주문을 모은 뒤 대량 구매를 통해 물건을 싸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트나 온라인몰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개인 간 거래와 통신판매의 경계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 환불·교환 기준은 모호하다.
결제도 계좌이체나 송금 방식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상품 하자나 배송 지연, 미배송 문제가 생겨도 거래 내역과 판매 책임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여럿이 모여 함께 사는 구조라 구매를 주도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며 "단순히 모여서 사는 형태라면 피해를 봐도 보상을 요구할 길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구매라는 형식을 빌렸더라도 같은 사람이 물건을 반복해서 떼어다 파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통신판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행 제도가 이런 반복 판매자를 충분히 걸러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자상거래법은 직전 연도 통신판매 거래가 50회 미만이거나 부가가치세법상 간이과세자면 통신판매업 신고 의무를 면제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이 상시 판매에 가까운 일부 공구 진행자에게 우회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고 해서 청약철회나 환불 같은 소비자보호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고 면제 규정이 소비자보호 책임을 피하는 방패처럼 쓰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매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판매자 등록을 의무화하고, 면제 기준도 횟수만이 아니라 반복성과 영업성을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법과 제도 정비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소비자 스스로의 대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보현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인이 법망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대량 구매를 하는 형태라 지금으로선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법적으로 문제 삼기도 어렵다"며 "사적 거래로 치부되다 보니 피해를 입어도 소비자보호원이나 관련 법의 보호를 받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선입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사례가 대표적인 피해 유형으로 꼽힌다.
계좌이체나 송금에 의존하는 거래 특성상 결제 단계의 안전장치부터 신뢰할 수 있게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보이스피싱을 완전히 막지 못해 소비자 교육에 무게를 두는 것처럼, 정책이 시장을 따라가기 어려운 영역은 소비자가 먼저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개인이 주체가 되는 공동구매에서는 위험을 미리 따져보고 대비하는 학습이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손지원 기자 Jiwon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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