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을 지켜라' 강성 당원들, 문자 폭탄... '두 쪽' 난 100만 국힘 당원

염유섭 2026. 6. 2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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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당원, 홈페이지 만들어 "장동혁 지키자"
입원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 당내에선 '가을 퇴진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6·3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 직면한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로 촉발된 국민의힘 내홍의 불길이 100만여 국민의힘 당원들로 번질 조짐이다. 강성 당원을 주축으로 한 친장(친장동혁) 당원들이 별도 홈페이지까지 만들며 조직적 세과시에 나서면서다. 이들은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한 의원들을 겨냥해 문자 폭탄을 보내는가 하면 지역구 사무실 항의 방문을 되풀이하는 등 '실력 행사'까지 마다하지 않는 모양새다. 경기 지역 의원들의 장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까지 취소시킬 정도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강성 당원, '당원의힘' 홈페이지 만들고 "장동혁 지키자"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강성 당원들은 '당원의힘'이란 홈페이지를 만들어 장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전화번호를 공유, 문자 폭탄을 날리고 있다. 한 영남권 의원은 하루에만 100통이 넘는 문자를 받으며 "총선을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했느냐" "XXX, 나가서 당을 차려라" 등의 폭언과 욕설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에게는 "송장들 다 기어 나온다" 등의 비아냥 문자도 쏟아졌고, 한 부산 의원 지역 사무실엔 강성 당원들이 주기적으로 몰려와 항의하고 있다.

최근 강성 당원들이 제작한 '당원의힘' 홈페이지 캡처.

강성 당원들에게 시달리는 의원들은 쇄신파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친한동훈계 등으로 한정되지 않았다. 영남권·중진 의원 등 계파를 막론한다. 당권파에 가까운 한 의원도 "장 대표를 째려보고 있는 것 같다. 입장을 밝혀달라"며 해당 사진과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당 윤리위원회에 대안과미래와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한 의원들에 대한 징계요청서도 제출했다.

전날 국민의힘 소속 경기 지역 의원 7명 전원이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1시간 전 돌연 취소한 것도 실력 행사에 나선 강성 당원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에 앞서 강성 당원들이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문자 폭탄을 날렸다고 한다. 결국 안철수 의원은 공지를 통해 "기자회견문의 방향성에 이견이 있어 성명에 연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회견은 무산됐다.

정점식(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장동혁 입원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 당내에선 가을 퇴진론

반면 국민의힘 쇄신을 바라는 당원들은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선출직 최고위원들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현 지도부 체제가 붕괴돼 장 대표도 대표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선 책임당원 및 일반시민들을 상대로 장 대표 퇴진 촉구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일 태세다. 서명운동이 본격화될 경우 국민의힘 100만 당원 또한 강성 당원과 쇄신 성향 당원으로 두 쪽 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당내에선 장 대표의 '가을 퇴진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제 퇴진 압박이 오히려 강성 당원들의 강한 반발과 당내 갈등을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질서 있는 퇴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시작된 만큼,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진입한 이후 장 대표가 자연스럽게 퇴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장 대표 사퇴를 강하게 요구해 온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지도부 역할이 실질적으로 끝났다"며 "내년 6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다음 지도부는 총선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 리더십은 의원총회를 거치며 확실히 상실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선관위 개혁이 먼저"라며 사퇴 요구를 거부해 온 장 대표가 과로로 입원하면서, 거취 논란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유영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표가 퇴원할 때까지라도 사퇴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며 "(장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현명하게 처신하리라고 본다"고 적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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