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엔비디아, 내주 AI·로봇 2차 논의…협력 가속화
LG 핵심 계열사 CEO 등 수십명 엔비디아 방문
젠슨 황과 구광모 8일 서울 논의, 실행단계 진입
황 “LG는 AI와 모터 및 기계시스템 기술 등 보유”
AI· 로봇·데이터센터·전력인프라 협력 논의 예상

LG그룹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로봇 협력이 실행 단계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달 초 서울에서 이뤄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회동에 이어,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연구개발(R&D) 인력들이 다음 주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후속 논의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LG CNS, LG이노텍 등 AI·로봇 관련 핵심 계열사 관계자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방문단에는 현신균 LG CNS 대표를 비롯한 각 계열사 C레벨 경영진과 R&D 개발자, 엔지니어 수십 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은 지난 8일 젠슨 황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구광모 회장과 약 1시간 동안 회동한 뒤 미국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일정이다.
당시 황 CEO는 구 회장에게 미국 방문을 제안했고, 양측은 AI와 로보틱스,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산업계는 이번 산타클라라 회동이 실제 사업 협력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LG CNS, LG이노텍 등 그룹 내 주요 기술 계열사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만큼 AI와 로봇,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협력 체계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앞서 엔비디아 황 CEO는 LG트윈타워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간과 로봇을 결합하는 AI 연구와 로봇공학, 데이터센터 설계 등 모든 분야에서 LG와 협력하고 있다”며 양사 관계를 ‘전방위 협력’으로 규정했다.
특히 그는 로보틱스 분야를 가장 먼저 언급하며 “LG는 AI 연구 역량뿐 아니라 모터와 기계 시스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와 차세대 로봇 기술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양사는 로봇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초 CES에서 공개한 차세대 홈 로봇과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을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LG CNS 역시 산업용 로봇 플랫폼에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최근 로보틱스를 미래 성장축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율주행 로봇을 기반으로 물류와 서비스 산업용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기반 가정용 로봇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눈’ 역할을 담당할 핵심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협력 범위는 로봇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양사는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황 CEO는 “미래 데이터센터는 기가와트급 규모로 발전할 것”이라며 냉각과 전력 공급, 설계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LG는 이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래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와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력 공급 시스템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서울 회동이 상호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산타클라라 회동은 실제 사업화 방안과 기술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는 실무 중심 논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플랫폼을 보유한 엔비디아와 전자·통신·에너지·부품 역량을 갖춘 LG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양사의 협력이 글로벌 AI·로봇 생태계의 대표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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