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처럼 싸워서야”…여당 질책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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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유럽·G7 순방 브리핑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여권 내 당권 경쟁이 과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19일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
전날 9박 10일간의 유럽 순방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90분간 마이크 앞에 섰다. 이 과정에서 당청 관계 등 국내 현안에 대한 주제에도 답했는데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내의 경쟁과 갈등에 대해서도 한 말씀 꼭 드리고 싶다”며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진영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게 아니라 전쟁해서야 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모욕하고 헐뜯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 공격하고 그러니까 (상대방은) 또 억울하다고 그런다”며 “이것도 하나의 테크닉이라고 생각할지모르지만 그거 나쁜 짓”이라고 지적했다. 또 “진짜 죽일 듯이 싸워서 진짜 죽이면 어떻게 하냐. 적도 아니고”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당청 갈등설의 실체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당청 관계는 하나이면서도 또 남이기도 하다. 당연히 서로에게 잘되자고 격려할 수도 있고, 잘못된 게 있으면 지적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정부가 엄청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더 잘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청 관계가) 잘 돼야 한다. 저는 그런 측면에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지난 9일 순방 출국길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공항 영접을 하지 않은 걸 두고 ‘환송 패싱’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은 “해외 출국, 귀국 할 때 많은 사람이 줄 서서 그러는 게 흔쾌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통상적인 업무 중 일부인데,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귀국 환영 행사 때엔 정 대표가 나와 이 대통령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좀 더 포용적이고 개방적이어야 한다”며 집권 여당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메시지를 주로 내는 정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동조자, 공감하는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한다는 게 결론”이라며 “그래서 정치인은 언제나 포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내고, 국민이 ‘전보다는 살기 낫네’ ‘앞으로 살기 더 나아지겠네’라고 하는 기대가 가능한 희망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도 그게 정부의 본질이니까 정부 정권의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일, 그리고 이를 위한 포용과 개방, 이런 데 많은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 국정 지지율이 하락 원인도 여권 내 갈등설에서 찾았다. 이 대통령은 “여러 가지 분석이 있겠지만 아마 제일 큰 거는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뭘 가지고 싸우는 거야’ ‘도대체 다툼이라는 게 우리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냐’라고 하는 게 아닐까”라며 “국민이 보시기에는 화날만하다”라고도 했다.
정청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6시간 뒤…이 대통령 “예외적 부여” 피력
![정청래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황명선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0/joongangsunday/20260620010952345mjol.jpg)
이날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간 입장차가 직접 나타난 사안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8일)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관련해서 예외적인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고 결론은 국회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순방을 떠난 사이 민주당 내에서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완전 폐지에 대한 의지가 강조되는 것 같다. 이런 변화 상황에 대해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개별 국회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거야 자유롭게 표명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다. 듣기에 따라 정 대표를 ‘개별 국회의원’으로 칭한 셈이 된다. 정 대표는 그로부터 6시간 전인 이날 오전 9시30분 이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극찬하며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는 민주당의 불가역적 당론이자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이자 국정 목표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다. 말해서 뭐하겠느냐”고 했었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논란을 “너무 예민하고 많이 오염된 주제”라거나 “완전히 순수한 상태는 아니고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아 (논쟁에) 우리가 끼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하면서도 예외적인 경우 보완수사권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를) 아주 예외적인 경우까지 다 봉쇄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엄격한 조건 아래 아주 최소한만 (보완수사를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보완수사권은 기본적으로 폐지한다는 데에는 다들 동의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제도라는 것은 만들어서 시행하다가 필요하면 또 교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국회에 넘겼으니까 국회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면 될 것 같다”며 “국회가 하자는 대로 할 테니까.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언급과 관련, 수도권 재선 의원은 “최근 그 이슈를 집중적으로 띄운 사람은 정 대표”라며 “국회에서 충분히 숙의하라고 했는데 정 대표가 계속 전면 폐지를 강조하면서 숙의가 힘들어지지 않았느냐. 이 대통령이 이를 돌려 비판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인사를 두고 “일부에서는 ‘왜 우리 편을 안 쓰고 남의 편을 쓰느냐’ ‘같이 싸워 온 우리 편은 섭섭하다’는 얘기도 한다지만 일을 해야 하는 자리에는 가깝다고 쓰는 게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개각에 대해선 “이제까지 엉망진창인 국정을 정리하고 엉킨 걸 푸는, 개혁이라면 개혁에 집중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기획이 된 새로운 일들을 제대로 추진하는 기간인 만큼 거기에 맞춰 다시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를 아우르는 쓴소리도 했는데, “표현은 왜 그리 저렴하며 또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음해를 하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패싸움을 하고 있다. 그거 국민이 보시기에 얼마나 불편하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여야 간에 저를 공격하더라도 없는 이야기 만들어서 (하지 말아 달라)”면서 “내가 언제 주가 9000 가지고 자화자찬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한 언급이었다.
윤성민·여성국·김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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